네이버 디지털트윈 솔루션 '아크아이' 공개…네옴시티서도 주목(종합)

현실 세계 그대로 가상세계에 옮겨 시뮬레이션해 문제 발생 막는 기술
사우디 다녀온 네이버 경영진 "정부·기업 큰 관심…해외 기업보다 경쟁력"
네이버가 현실 공간을 가상에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우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총사업비 5천억 달러(약 680조 원) 규모의 스마트 도시 '네옴시티'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포부다.

네이버는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제2 사옥 1784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테크포럼을 열고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대규모 디지털 트윈 솔루션 '아크아이(ARC eye)'를 공개했다.

테크컨버전스(기술융합) 빌딩인 1784에서 실증·개선을 거친 이 제품은 내년 2월까지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마무리하고 정식 출시한다. 네이버랩스 백종윤 책임리더는 "디지털 트윈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트윈)를 만들고 현실의 데이터를 가상환경에서 동기화한 뒤 이를 토대로 분석·시뮬레이션을 거쳐 현실의 문제를 예측해 대응하는 기술"이라면서 "하나의 기술이라기보다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그래픽 등 여러 기술을 종합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아크아이는 네이버랩스의 실내외 매핑 로봇(M2), 백팩 등 기기를 통해 쇼핑몰, 공항, 지하철역, 고층빌딩 등 큰 규모의 공간을 고정밀 매핑 및 측위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이를 도입한 기업과 단체에 핵심 기술과 전문 장비,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통합 제공하는 '완전 관리형'으로 서비스된다.
백 책임리더는 "네이버랩스가 2016년부터 연구·개발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축적한 중요한 데이터를 로봇이 모두 가지고 있을 수 없어 클라우드에서 보관하고 활용하는 형태로 발전했고, 그 결과물이 오늘 발표한 아크아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원래 제조업에 주로 사용되다가 농업, 모빌리티, 항공,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로 점차 쓰임새가 넓어졌고, 최근에는 싱가포르와 일본, 호주, 캐나다 등에서 도시 단위로 활용되며 가장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네이버랩스는 일찌감치 도시 단위 디지털 트윈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해 왔다고 백 책임리더는 강조했다. 2020년 서울시와 협업해 서울 전역을 3D 모델로 제작해 인구 이동, 교통 상황, 드론 항공로,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규모 도시 단위의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ALIKE(어라이크)' 솔루션을 공개했고, 올해 소프트뱅크와 협업해 진행한 일본 지역의 HD(고정밀) 매핑도 기술 실증 마무리 단계에 있다.

백 책임리더는 "싱가포르는 수작업으로 도시를 그려낸 식이라 총 700억 원가량이 들었다면, 네이버랩스 기술을 활용한 서울은 2만5천여 장의 항공사진 촬영을 통해 10분의 1 이하 가격으로 저렴하고 빠르게 도시 단위의 3D 맵을 구축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네이버랩스 비전 그룹의 이동환 책임리더는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아크아이와 로봇의 뇌 역할인 아크 브레인이 있는데, 아크 브레인은 고도화 작업을 통해 내년 클라우드 상품 개발과 비공개 베타테스트가 이뤄진 뒤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어라이크 솔루션은 내년에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고, 소프트뱅크와 연계해 일본에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런 네이버랩스의 디지털 트윈 기술은 2025년 1차 완공을 목표로 네옴시티 사업을 진행 중인 사우디에서도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네이버 채선주 대외·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 대표와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 등 네이버랩스·클라우드 임원진은 지난 6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에 참석해 네이버의 기술력을 소개하고, 일대일 상담도 진행했다.

수백조 원이 투입되는 네옴시티 사업에서 외국 기업들과 겨뤄 사업을 수주하는 것이 목표다.

강 책임리더는 "정부 관계자들과 기업들도 많이 상담했는데, 디지털 트윈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쓰는지, 협력 업체 등 질문이 매우 많았다"면서 "초기 단계지만 우리 솔루션에 관심이 있었고,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네옴시티를 미래 지향적으로 건설하다 보니 최신 기술을 굉장히 많이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네이버랩스와 클라우드 기술은 스마트시티가 지향하는 미래의 다양한 영역을 커버할 수 있다. 해외 경쟁자들보다도 훨씬 경쟁력 있게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