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시장…'현금 부자' 기업이 뜬다

한화, 현금성 자산이 시총의 14배
CJ·DL이앤씨·GS건설 등도 많아
고금리로 시장에 돈이 마르자 기업들이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반대로 현금성 자산이 충분한 기업에는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현금이 많은 기업은 경기 하락 국면에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는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3일 한국거래소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200대 기업 중 시가총액보다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현금성자산/시가총액=1 이상)은 8곳이었다. 한화는 시가총액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이 13.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은 태양광·방산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내년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CJ(2.3배), DL이앤씨(1.5배), GS건설(1.5배), DL(1.3배), 두산(1.3배), SK(1.1배), 롯데쇼핑(1.1배) 등도 시가총액 대비 현금성자산 비중에서 1이 넘는 수치를 보였다.시가총액 대비 현금성 자산의 비중이 50%를 넘는 기업은 11곳이었다. HMM(0.97배), 한국조선해양(0.95배), LS(0.75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66배), 에스디바이오센서(0.55배), 현대차(0.54배), GS(0.48배) 등이다.

현금 자산이 많으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출을 많이 받지 않아도 되고 배당 여력도 확보 가능하다. 경기 하락기에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이유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은 지속적인 투자를 기반으로 경기 하강 국면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