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3.25% 마무리…가계 이자부담 3.3조 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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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금리 상단 연내 9% 이를 듯
미 Fed 위원들,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공감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1%→1.7%로 하향
1%대 성장률, 네 번의 '위기' 뿐…사실상 경기침체


그러나 최근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과 함께 물가정점론이 힘을 받고, 원·달러 환율도 가파른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1440원대를 뚫었던 원·달러 환율은 1350원선에서 거래 중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상승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국내 금리 인상폭을 축소하는 배경이 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 대출 금리 산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추가 상승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98%를 기록, 사상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상승폭(0.58%포인트)도 최대였다. 은행은 상승분을 고스란히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전세자금대출 금리에 반영한다. 국내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연 8%를 돌파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올해 안에 연 9%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침체 먹구름이 몰려오는 점도 가계의 살림살이를 팍팍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직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연 2.1%에서 1.7%로 낮췄다. 2020년 코로나19여파로 인한 역(-)성장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낼 것이란 얘기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한 내년 국내 성장률 전망치(1.8%)보자 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OECD는 국내 경제가 고물가, 고금리에 소비가 제약되고 반도체 경기 하락 등으로 수출이 둔화할 것이라고 봤다.국내 경제가 1%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네 차례의 '위기' 뿐이었다. 1980년 오일쇼크와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이다. 2024년도 국내 성장률 전망치가 1%대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경기침체(Recession)'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