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野인사 '줄수사' 맹비난…일각서 "단결 대응 불편" 지적도

김용·정진상 이어 노영민·오영훈 등도 수사선상 오르자 격앙
이재명 대상 수사 추이 따라 '단일대오'에 균열 가능성도 제기
이낙연 조기 귀국설 등 일부 계파 움직임 해석에 NY계 "그런 움직임 없어"
야권 인사 비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반발도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노웅래 의원의 뇌물수수 의혹에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취업 청탁 개입 의혹 수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23일에는 오영훈 제주지사가 선거법 등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된 데 이어 이처럼 당 소속 정치인들이 잇따라 수사선상에 오르고 재판에 넘겨지자 24일 당 내부에서는 정권과 검찰을 향한 성토가 쏟아졌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검찰이 있을 수 없는 짓을 하고 있다"며 "이건 정치도 아니고 신군부보다 더한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정 실장 수사와 관련한 압수수색 당시 영장에 기재된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 정 실장이 사무장으로 근무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대책위는 "검찰은 허위사실이 담긴 영장으로 국회와 민주당 당사를 압수수색하는, 전례에 없는 만행을 저지른 것부터 사과하라"며 "무도한 정치 탄압에만 열을 올리면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내 다수 여론은 현 정권이 야당 탄압 의도를 대놓고 보여주고 있다며 한껏 격앙된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 강도나 속도, 범위가 계속 확대되는 만큼 이에 대응하는 수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외부 단체와 결합이 어렵다면 당 자체적으로라도 장외 집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당 일각에는 이 대표와 그 측근을 대상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된 만큼 마냥 이를 방어하는 게 맞느냐는 시각도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수사가 공정하지 않다는 데 단결해 대응하더라도, (의혹과 관련한) 팩트를 모르면서 정면 대응하는 것은 위험하고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정치적 책임에 대한 유감 표명 정도는 있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는 나와야 한다"며 조 의원의 주장에 동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 대표가 기소되는 등의 상황이 전개되면 민주당의 단일 대오에도 균열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비명'(비이재명)계 김종민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의) 잘못이 나와 당이 '죄송하다.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한 뒤 다른 지도체제를 만들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에 있는 이낙연 전 대표의 조기 귀국설 등이 최근 불거진 것을 두고 현 이재명 지도부 체제가 유지되지 못하는 위기 상황을 염두에 둔 '이낙연계'의 조직적 움직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낙연계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그런 움직임은 없다"라며 "이 전 대표 역시 최근 연락해보니 애초의 귀국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