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가 눈독 들이는 미라티, 보유 자산은?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피인수 소식에 주가 급등
미라티테라퓨틱스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들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라티의 잠재적인 인수 업체로는 미국 머크(MSD)와 화이자,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꼽힌다. JP모건의 에릭 조셉 애널리스트는 미라티의 주당 가치를 185~200달러로 추산하기도 했다.
미라티의 23일(현지시간) 주가는 전날보다 11.31% 오른 95.83달러를 기록했다. 인수 관련 소식이 알려지기 전인 전주와 비교하면 약 35% 급등했다. 시가총액은 7조3600억원 정도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미라티에 눈독들이는 까닭은 회사가 보유한 ‘아다그라십’ 때문이다. 아다그라십은 'KRAS' 억제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 여부가 내달 14일께 판가름날 예정이다. 현재 시판된 KRAS 억제제는 암젠의 루마크라스가 유일하다. 미라티를 인수할 경우 암젠이 독주하고 있는 KRAS 억제제 시장에 손쉽게 뛰어들 수 있다.

루마크라스가 FDA에서 허가받은 유일한 KRAS 억제제지만, 출시 후 매출은 기대 이하다. 이 또한 미라티의 매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KRAS 억제제 시장이 미성숙 단계며, '업사이드'가 크다는 것이다. 루마크라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업계 예상치(컨센서스)를 8% 밑돌았다. 2022년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500만달러(약 1000억원)에 그쳤다. 루마크라스는 지난해 5월 국소 진행성 및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KRAS G12C' 변이에 한해 사용이 허가됐다. KRAS에는 다양한 종류의 돌연변이가 있으며 이 중 G12C 변이는 13% 정도다.

미라티의 아다그라십은 루마크라스와 마찬가지로 KRAS G12C 변이를 표적한다. 미라티는 G12C 돌연변이 외에도 'G12D' 돌연변이를 저해할 수 있는 'MRTX1133'의 임상 신청을 앞두고 있다.

암젠은 KRAS G12C 변이 대장암으로 루마크라스의 적응증 확대를 시도 중이다. 미라티도 아다그라십과 세툭시맙(제품명 얼비툭스) 병용요법으로 KRAS G12C 변이 대장암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결과에 따라 KRAS 억제제 경쟁은 비소세포폐암에서 대장암으로 확전될 전망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