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디 “美 군납 계약 체결…수출 확대·의료 영역 진출로 지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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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미 각자대표 인터뷰“체성분분석기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체성분분석의 활용 영역을 넓히고 수출 비중을 높이는 것이 인바디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입니다.“
지난 16일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만난 이라미 인바디 각자대표는 “지금껏 실적으로 성장성을 증명해 왔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인바디는 창업주인 차기철 대표가 1996년에 바이오스페이스라는 사명으로 설립했다. 2014년 주력 제품인 체성분분석기의 이름을 따서 인바디로 사명을 바꿨다.
이 대표는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졸업 후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인바디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연구소장과 부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3월부터 차기철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인바디는 미세 교류전류를 몸에 통과시켜 얻은 저항값을 측정해 인체의 구성 성분을 분석하는 전자기기다. 몸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수분 단백질 무기질 지방을 비롯해 복부지방률, 신체 부위별 체수분 분포도, 부종, 기초대사량 등을 산출한다. 이를 통해 신체의 영양상태 등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인바디는 체성분분석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군대로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체성분 분석을 통해 군인들의 체력 단련에 도움을 주기 위한 용도다. 순차적으로 제품 출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미국 군납 계약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기술력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대량 판매를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직 체성분분석기 시장에 대한 공식 통계 자료가 없어 인바디의 점유율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인바디는 국내 피트니스클럽 등에 널리 보급되며 체성분분석기를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돼 있다. 높은 시장점유율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이 높은 인지도는 종종 인바디의 한계로 언급되기도 한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랐으며, 추가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다.
이 대표는 “해외 매출비중을 올 3분기 66%까지 확대했으며 국내 시장도 아직 의료 등 미개척 영역이 많다”며 “앞으로도 실적으로 성장성을 증명하겠다”고 반박했다.
인바디의 매출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었던 2020년을 제외하고 지난 10년 동안 매년 증가했다. 작년 매출은 1378억원으로 2020년 대비 28.6% 늘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169억원, 영업이익은 29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1%와 7.7% 증가했다.앞으로도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매출 목표는 18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매출 대비 약 20%대를 목표하고 있다.
인바디, 의료로 영역 확장 중
인바디는 국내에서 피트니스클럽을 중심으로 보급되며 체지방률과 근육량 등 체성분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과거 키와 체중으로 BMI(체질량지수)를 계산해, 체중만을 관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게 했다.최근에는 신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수분 균형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 영역에서 인바디의 확산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체수분 측정에 초점을 맞춘 의료 전용 체성분분석기도 출시했다. 의료용 제품은 피측정자가 누워 있는 상태에서 전극을 몸에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부종과 세포외수분비(ECW Ratio) 등의 측정 항목도 의료용으로 활용한다.
체수분 측정은 혈액투석이 필요한 신장질환 환자의 건체중 설정에 적용된다. 건체중은 몸이 붓지 않고 혈압이 정상으로 유지되는 상태의 몸무게를 말한다. 혈액투석은 혈액 속 노폐물 및 과잉 수분을 제거하는 치료다. 신장질환 환자는 건체중을 기준으로 혈액투석을 진행해 과잉 수분을 제거한다.
의사의 임상적 소견 및 흉부 엑스선 검사 등이 건체중 설정을 위한 참고 지표로 사용된다. 정확하게 측정된 체수분 양은 건체중 설정을 위한 추가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유방암 수술 이후 림프부종 부작용 파악도 가능하다. 세포외수분비는 염증 등 몸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도 사용한다. 세포외수분비는 세포 내부 및 외부의 수분 비율을 측정한 값이다. 체내에 염증이 존재하거나 영양 상태가 불량한 경우 세포 내부 및 외부의 수분 비율이 달라진다.
인바디 제품을 활용한 학술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인바디 제품으로 체성분을 측정해 연구한 논문이 5000편에 달한다”며 “이같은 연구들은 인바디가 다양한 의료 영역에 진출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도 인바디가 실적을 키워온 동력이다. 인바디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멕시코 등에 7개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100개국 이상에 제품을 수출하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을 기준으로 미국 매출은 전체 수출의 약 35%를 기록했다. 유럽과 일본이 각각 17%와 16%였다. 3분기 기준 미국 법인의 매출은 약 2600만달러(약 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인바디는 주요 전시회 및 학회에 꾸준히 참가해 인지도를 높이고 수요처를 확대 중이다. 이 대표는 “미국 매출은 향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그만큼 규모 및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