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제약시장 최대 먹거리"…10년 후 20배 성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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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노디스크 '위고비',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 등 폭발적 수요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20배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수요가 생산량을 크게 웃돌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자 글로벌 제약사들이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비만 치료제를 만드는 제약회사의 주가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내놓은 '위고비'는 현재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회사 예상 이상으로 수요가 늘면서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나의 체중감량 비법은 단식과 위고비"라고 말할 정도로 미국 시장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뒤 판매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올해 3분기에만 미국과 일본에서 1억8700만달러(약 2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초 시장 전망치는 8200만 달러였는데, 수요 증가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1억달러 이상 상회했다. 일라이 릴리는 공급난을 막기 위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주가는 지난 1개월 사이 각각 10.6%, 4% 상승했다.
폭발적인 성장성이 확인되면서 10개가 넘는 비만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제약사들이 공급을 늘려도 이를 웃도는 수요가 존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1980년 고혈압 치료제가 제약시장을 '퀀텀점프' 시켰던 것처럼, 비만치료제가 다시 한번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만치료제 복용을 위해서는 보통 4~6주를 주기로 1000~2000달러의 비용이 든다. 체중 감량 효과를 보려면 장기 복용할 수밖에 없다. 제약사 입장에선 꾸준한 수익원이 되는 셈이다. 글로벌 비만인구는 서양권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약 30억달러(4조원) 규모인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500억~6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비만은 제약업계의 차세대 블록버스터 카테고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