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완화 기대에…中 시장에 힘준 美 기업 주가 올랐다

中 매출 비중 16%인 마스터카드, 주가 한 달 새 14% 상승
모건스탠리 "내년 중국 GDP 증가율 5.0%"
에버코어ISI는 중국 매출 비중 높은 기업 종목 추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다. 월가에선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가 이들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수혜를 누릴 만한 종목들을 골라낸 투자자문사도 등장했다.


中 리오프닝 기대감에 마스터카드 ‘방긋’

23일(현지시간) 미국 신용카드사인 마스터카드의 주가는 전날보다 1.07% 오른 348.64달러로 마감했다. 한 달 전인 지난달 24일 주가(305.60달러) 대비 14% 높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상승폭(6%)을 배 이상 웃돌았다. 마스터카드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기업이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마스터카드 매출의 16%가 중국에서 나왔다. S&P500 기업들의 중국 내 매출 비중(7%)의 2배를 넘긴 수치다. 중국 시장의 호재가 마스터카드에도 호재가 되는 상황이다.최근 마스터카드의 주가 상승세에서 드러나듯 중국 경기에 대한 월가 전망은 긍정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2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올해 3.2%, 내년 5.0%로 전망했다. 로빈 싱 모건스탠리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내년 초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고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내년 GDP 증가치의 대부분은 하반기에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23일 “중국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나설 것이란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며 “좋은 소식이 들려올수록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발(發)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가 된 기업은 마스터카드만이 아니다. 중국 매출 비중이 9%인 스타벅스의 주가는 23일 99.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 대비 19%나 올랐다. 스타벅스는 향후 3년간 중국에서 9시간에 1개씩 매장을 늘리겠다고 지난 9월 공언한 상태다. 매출의 24%가 중국에서 나오는 반도체 업체인 AMD는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30%나 올랐다. 이 회사의 새 데이터센터용 반도체칩인 ‘제노아’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면서 투자업체인 UBS와 베어드가 14일 나란히 AMD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기도 했다.


에스티로더, 애플, 나이키도 리오프닝 수혜 전망

중국 리오프닝 수혜주를 찾아내려는 투자자문사도 나왔다. 에버코어ISI는 뉴욕증시에 상장된 주식 중 중국 매출 비중이 15% 이상인 주식들을 선별했다. 이후 공매도 비율이 이들 종목 중 하위 25% 미만인 주식을 배제했다. 배런스는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너무 오르기 전에 주식을 사들여 빌린 주식을 메꿔야 한다”며 “이 때문에 중국에서 좋은 뉴스가 잇따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에버코어ISI가 선별한 리오프닝 수혜주 명단에는 화장품 업체인 에스티로더가 이름을 올렸다. 에스티로더는 중국 매출 비중이 30%에 달한다. 화장품 산업은 대인 접촉 증가가 특히 호재가 되는 업종이다. 에스티로더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23일 222.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새 13% 올랐지만 지난 1월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371.86달러) 대비 40% 낮다. 경기가 회복되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에버코어ISI는 애플(중국 매출 비중 18%), 나이키(15%), 마벨테크놀로지(43%) 등도 수혜주로 꼽았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라는 점은 변수다. 24일 중국 방역당국에 따르면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9754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다. 후이 샨 골드만삭스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3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봉쇄 해제는 몇 달이 걸리는 지난한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집단 면역에 도달하는 경우 내년 하반기 중국 내 소비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