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높여라"…거리로 나서는 40개국 아마존 창고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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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日 등 40여 개국 아마존 직원
임금 인상·근로 환경 개선 요구 나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창고 노동자들이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시위에 나선다. 임금 인상과 근로 환경 개선을 촉구하면서다. 미국, 영국, 일본, 인도 등 40여 개국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 창고 직원 수천 명이 시위와 파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인도, 호주, 남아프리카 등 40여개국 노동자들이 동참한다.이들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고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임금을 높여달라고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작업 환경 개선도 주요 요구사항 중 하나다. 시위 주최 측인 UNI글로벌유니온은 "이제는 거대 기술기업들이 끔찍한 관행을 즉시 중단하고, 법을 존중하며, 작업 환경이 개선되길 원하는 노동자들과 협상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미국에선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콘도를 소유하고 있는 뉴욕 5번가 지역과 10여개 도시에서 시위가 예정됐다. 미국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25일) 시즌에 맞춰 일어나는 것이다.
유럽 곳곳에서도 시위가 잇따를 전망이다. 독일 통합서비스노조 내 아마존위원회 책임자인 모니카 디 실베스트레는 아마존 창고 노동자들이 가혹한 환경에 내몰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동자 생산성이 컴퓨터에 의해 감시되는 방식에 대해 특히 우려하고 있다"면서 "시간당 처리해야 하는 배송품 수 등의 목표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산별노조 GMB의 고위 관계자는 "(영국 중남부 도시) 코번트리의 아마존 노동자들은 과로에 저임금을 받고 있다. 충분히 참을 만큼 참았다"면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시간당 10.5파운드에서 15파운드로 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들어 아마존 내에선 사측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월엔 전·현직 아마존 노동자로 구성된 '아마존 노동조합'이 뉴욕 스태튼아일랜드에서 첫 물류창고 조합을 설립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