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세상] 0.01% 대기업이 법인세 41%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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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세율 OECD 38개국 중 7위
한국 법인의 0.01%에 해당하는 103개 기업이 전체 법인세수의 40% 이상을 부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참고자료를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고, 세율을 4단계에서 2~3단계로 축소하는 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필요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정부가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세법 개정안은 야당의 반대로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한국 법인세 최고세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일곱 번째로 높다. 홍콩(16.5%), 싱가포르(17.0%), 대만(20.0%) 등 경쟁국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대부분의 국가가 법인세율을 낮추고 있지만, 한국은 반대로 지난 정부에서 22%에서 25%(최고세율 기준)로 올린 결과다. 2008년 이후 법인세율을 인상한 OECD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멕시코, 슬로바키아, 아이슬란드, 튀르키예, 라트비아 등 6개국뿐이다.

누진세율 체계로 인해 소수 대기업에 법인세 부담이 쏠리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대기업 103개가 전체 세수의 41.0%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국내 대기업들은 비과세·감면 등을 반영한 법인세 실효세율에서도 해외 경쟁사와 비교해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미국 기업은 환급 때문에 마이너스 실효세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동차업종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GM이 -2.4%, 포드가 3.6%인 데 비해 현대자동차는 22.9%(2020년)였다. 반도체 및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는 2019년 기준으로 애플이 16.9%, 엔비디아가 -1.7%였고 삼성전자는 21.5%(2020년)였다.

도병욱 한국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