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이전 첫 설명회, 함평서 열려…찬반 의견 첨예

함평군 "읍면 순회설명회 실시, 주민 여론조사도 필요" 주민 반발로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던 광주 군 공항 이전 설명회가 전남 함평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다.

주민 간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목소리가 나오자 설명회에 나온 함평군 관계자가 읍면 순회설명회와 주민 여론조사 실시 입장을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광주시와 국방부는 25일 전남 함평군 엑스포공원 주제영상관에서 주민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 성격의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지역 사회단체 요청으로 성사된 설명회에서는 반대 의견을 고려한 듯 "찬반을 밝히는 자리가 아니라 알권리 차원에서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라고 거듭 설명했다.

국방부와 광주시는 이 자리에서 군 공항 이전 사업 절차와 이전에 따른 금전적·물질적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군 공항 이전이 성사되면 최소 4천508억원의 지원금을 투입해 생활기반시설, 복지시설, 소득증대 사업, 지역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군 공항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인 '소음'에 대한 대책도 강조했다.

현재 광주 군 공항 부지 819만8천㎡보다 1.4배가량 더 넓은 1천166만㎡를 군 공항으로 조성하고 소음완충지역도 363만6천㎡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농·축산물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광주 군 공항과 같은 기종의 비행기가 있는 경북 예천군의 사례를 들며 "피해가 크지 않다.

원한다면 현장 방문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탄약고 조성으로 주변 1㎞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는 문제에 대해서도 "부대 안으로 탄약고를 편입시켜 개발제한구역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함평군도 향후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한 주민 의견수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함평군 관계자는 "오늘 사회단체 주관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며 "군민들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차원에서 향후 필요하다면 읍면 순회 설명회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타지역 사례를 보더라도 군 공항 이전 문제는 첨예한 의견 대립과 주민 갈등이 우려되는 사안인 만큼 각자가 가진 찬반 입장을 존중하겠다"며 "여론조사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설명회는 차질없이 진행됐지만,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군 공항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고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함평군 농민회는 군 공항에 반대하는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군 공항이 들어올 만한 부지가 함평에 어디에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또 다른 주민은 "잘 알지도 못하는 단체가 함평을 대표해 이런 설명회를 주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일부는 발언권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부는 타지역 사람이 군 공항 찬성 입장을 낸다는 이유로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고성이 오간 끝에 발언권을 얻은 오민수 함평군 번영회장은 "함평의 어떤 지역에 공항이 들어서게 되는지 설명하지 못하면서 무슨 설명회를 한다는 것이냐"며 "주민 의견을 듣는다는데 군 공항 도입으로 피해를 보게 될 직접 당사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