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사법리스크' 맹폭…"거짓말의 성, 무너지기 직전"

檢수사 공식화에 압박 강화

"민주당 뒤에 숨어 묵묵부답"
野 자중지란 땐 '반사이익'

'술자리 의혹' 김의겸 사퇴 촉구
"흑석 아닌 흑색선생으로 불러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자 이 대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한 민주당 내부의 위기감을 고조시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최측근이 구속되고 자신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는 상황에도 민주당 뒤에 숨어 묵묵부답하는 태도가 전 대권후보이자 당 대표다운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심판의 날’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 대표의 침묵은 길어졌다”며 “‘대장동 게이트’를 은폐하기 위해 쌓아 올렸던 ‘거짓말의 성’이 무너지기 직전의 전조현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검찰이 이 대표의 계좌 추적 등 직접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상황에서 민주당에 ‘이재명 방탄정당’이라는 딱지를 붙여 민주당의 내분을 격화하는 동시에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질수록 전날 본회의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의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당선될 때부터 이재명 사법 리스크의 현실화는 예견된 것이었다”며 “그동안 주요 사안에서 거대 야당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지만 민주당이 이재명 리스크로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하면 정부·여당의 국정 동력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대변인인 김의겸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을 상대로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을 두고 김 의원의 사퇴도 압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의원을 그간 ‘흑석 선생’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흑색 선생’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며 “공당 대변인이 몇차례나 이런 일을 되풀이하는데도 대변인을 그대로 두는 민주당도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양 대변인은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요구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원하는 국정조사란 답을 정해놓은 진상규명의 들러리인가”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대야 투쟁만으론 지지율을 올릴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이재명 리스크는 여당에 좋은 기회지만 여당이 계속 야당 공격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결국 성과를 내야 지지율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