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 매혹의 걸작들] 화가 DNA 이어 받은 얀 브뤼헐 2세의 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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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브뤼헐 가문은 16~17세기 플랑드르 지역(현 네덜란드)의 유명한 화가 가문이었다. 피터르 브뤼헐 1세는 농민의 삶을 그린 풍속화로 북유럽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가 됐고, 그의 차남인 얀 브뤼헐 1세는 정물화로 이름을 날렸다.
얀 브뤼헐 1세의 장남으로 태어난 얀 브뤼헐 2세(1601~1678)도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공방에서 지내며 일찌감치 ‘화가 교육’을 받았다. 그는 초기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작품을 모방하다가 점차 수채화에 가까운 자신만의 화법을 구축했다. 1626년 이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는 얀 브뤼헐 2세의 화법이 드러난 작품이다.전경의 두 모자(母子)는 선명하게, 원경의 풍경은 옅게 그리는 식으로 대비를 이뤘다.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둘러싸고 있는 꽃과 수풀은 그가 ‘꽃 브뤼헐’로 불리는 아버지를 닮아 꽃 정물화에 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얀 브뤼헐 2세는 할아버지나 아버지만큼 이름을 알리진 못했지만 꽤 성공한 화가의 인생을 보냈다. ‘바로크 미술의 대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가 활동했던 예술인 협회 세인트 루크 길드의 조합장이었고, 1651년부터는 오스트리아 황실의 의뢰를 받아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전시는 내년 3월 1일까지.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