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7대 피해 지하주차장 화재 재판, 법원 잘못으로 1심부터 다시(종합)

2심 재판부 "단독에 배당해야 할 사건을 합의부에…파기이송"
차량 677대가 피해를 본 충남 천안시 불당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를 낸 출장세차업체 직원 등에 대한 재판이 1심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다. 대전고법 형사1-1부(정정미 부장판사)는 25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합의부의 이 사건 1심 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단독 재판부로 이송한다고 선고했다.

법원조직법 32조에 근거한 합의부의 심판권과 관련해 1심이 관할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 폭발성 물건 파열 등 혐의는 양형 기준이 7년 이하 금고형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인데, 이는 단독판사가 심의해야 할 사항"이라며 "재판부의 관할 위반이 원심판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심은 무효가 됐고, 재판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단독 재판부에서 다시 심리한다.

출장세차업체 직원 A씨와 대표 B(35)씨는 지난해 8월 11일 오후 11시 9분께 스팀 세차를 위해 방문한 천안시 불당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차량 내 액화석유가스(LPG)통 밸브가 열린 상태에서 라이터를 켜 가스 폭발을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화재 직후 소방시설 작동을 중단시킨 혐의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C(63)씨와 C씨가 소속된 파견업체도 함께 기소됐다. 이 불로 주차돼 있던 차량 677대가 타거나 그을렸고, 주차장 1만9천211㎡도 그을음으로 뒤덮였다.

외제 차만 170여대가 피해를 봐, 보험업계가 추산한 전체 손해액은 43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심에서 A씨는 금고 1년 6월, B씨는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 C씨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업체에는 벌금 1천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