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상해 보장은 기본…금리 年 6% 다가선 저축성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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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목돈 굴리기은행권 못지않게 보험업계에서도 요새 불꽃 튀는 수신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저축성보험 얘기다. 시중 저축성보험 상품의 최고 이자율은 지난달 11년 만에 연 5%를 넘어섰고, 연 6% 돌파도 ‘초읽기’에 들어갔다.저축성보험이란 예·적금에 질병 상해 등 보장 기능이 더해진 상품이다. 현재 푸본현대생명(연 5.9%), 교보생명(연 5.8%), 한화생명(연 5.7%), ABL생명(연 5.4%) 등이 연 5%대 확정이율의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대다수가 만기 5년 일시납 상품이다. 5년 동안 높은 확정금리를 받을 수 있어 중장기 목돈을 굴리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다.저축성보험 이자율은 최근 들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8월 연 4%대를 넘어선 지 두 달 만에 연 5%를 넘어섰는데, 앞으로도 생보사들이 금리를 더 높일 유인이 상당하다.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따라서 과거 판매된 저축성보험은 보통 10년 단위로 해지가 이뤄진다.
저축성보험도 있네
푸본현대생명 年 5.9%
교보생명 年 5.8%
5년간 높은 확정금리 매력
10년 유지 땐 비과세도
사업비 뺀 잔액을 적립
실제 수익률 계산하면
표면이율보다 낮을 수도
그런데 정부가 2012년 이듬해(2013년)부터 저축성보험 비과세 한도를 축소하겠다고 예고하자 생보사들은 그해 하반기 ‘절판 마케팅’까지 펼쳐가며 저축성보험을 대거 팔았다. 올해 이 물량의 만기가 돌아와 보험금을 타가려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어 단기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의 확정 이율을 올려 기존 고객을 묶어두고 새 고객을 유치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최근 “향후 금리 하락 시 이차 역마진 등으로 재무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업계에 과당경쟁 자제령을 내린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저축성보험 가입을 고려 중이라면 고금리 착시효과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계약자가 낸 보험료 전액이 아닌, 보장 보험료나 사업비 등을 뺀 잔액이 적립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실제 수익률이 표면이율보다 작을 수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55세 남성이 연복리 4.5%의 저축성보험에 5000만원을 넣고 5년이 지나면 환급금은 6074만원으로 계산된다. 실질금리는 연 3.97% 수준인 셈이다.이 때문에 연 6%를 돌파한 저축은행 정기예금에 비해 저축성보험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은행, 저축은행권과 금리 경쟁에서 밀려 저축성보험 신규 가입 건수가 매월 줄어드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보험사 관계자는 “가중평균값을 따졌을 땐 실질금리가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사업비 등 공제가 보통 가입 초반에 이뤄져 5년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실제 수익률이 당초 제시된 적용이율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예금과 달리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향후 기준금리 하락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5년 동안 연 5%대 저축성보험에 돈을 묻어두는 게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저축성보험에는 보장 기능도 있다. 가령 한화생명의 ‘내맘쏙 저축보험2211 무배당’에는 사망 보장이 들어 있다. 보험기간 중 피보험자가 사망한 경우 지급 사유 발생 시점의 계약자 적립금에 일시납 기본 보험료의 10%가 함께 지급된다. 저축성보험은 계약 후 15일까지 별도 위약금을 물지 않고 청약 해지가 가능하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