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게임' 없고 코인은 상폐…위믹스 플랫폼, 생사 기로에 서다

P2E 게임계 '스팀' 목표했지만
미르4 이후 히트작 없고 이용자↓
위믹스 상폐로 신뢰성 흔들려

위메이드, 오늘 가처분 신청 전망
"코인거래소 담합" 공정위 제소도
사진=연합뉴스
위메이드의 가상 자산 ‘위믹스’가 지난 24일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처분을 받으면서 이 회사가 추진하던 P2E(play to earn) 게임 플랫폼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위믹스의 신뢰성이 흔들리면서 사업 확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메이드는 신뢰성 회복을 위해 법원에 상장폐지 무효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담합을 이유로 거래소를 제소할 방침이다.

P2E 게임계 ‘스팀’ 꿈꾸는 위메이드

27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2020년 1월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처음 만들면서 P2E 게임을 주요 사업 방향으로 내세웠다. 위믹스 플랫폼에 전 세계 게임 회사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입점시키고, 이용자들은 이 게임 안에서 얻은 재화와 육성한 캐릭터 등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이를 암호화폐로 바꿔 다른 게임에서 활용하거나 실제 화폐로 바꿀 수 있는 식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여러 차례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처럼 P2E 게임의 대표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2020년 12월 캐주얼 게임인 ‘버드 토네이도’가 처음 입점했고, 지난해 8월 위메이드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미르의 전설’ 기반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 글로벌’을 출시했다. 미르4 글로벌은 동남아시아와 남미 시장에서 인기를 거두며 한때 최대 동시 접속자 140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21개 게임이 출시됐고, 42개 게임이 위믹스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P2E 게임은 사행성을 이유로 국내에선 서비스가 금지됐다. 장 대표가 위믹스 상장폐지에도 “P2E 사업의 축은 글로벌이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르4 글로벌을 제외하면 인기 게임이 없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이날 기준 위믹스 플랫폼에서 게임을 이용하는 동시 접속자는 35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미르4 글로벌 이용자가 27만 명(77%)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법원 ‘투트랙’ 전략

위메이드는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위믹스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이르면 28일 법원에 상장폐지 무효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같은 날 공정위에도 거래소의 불공정 담합을 문제 삼아 제소할 예정이다. 5대 거래소의 공동 협의체인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DAXA·닥사)가 법적 근거 없이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이유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시일이 촉박한 만큼 가능한 한 빠르게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제도 개선 여지가 있는지 검토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위믹스 상장폐지 결정 이후 가상자산 시장의 상장폐지 기준과 관련한 제도적 검토에 들어갔다. 현재는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자 보호 장치나 불공정 거래 여부 등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다.

이승우/박진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