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 열려도 못 뜨는 인천 카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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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항공여객 정상화 기대 속인천국제공항 여객 수요가 내년에 완전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인천 바닷길에선 크루즈와 카페리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크루즈선은 내년에 최소 10척이 인천항에 들어온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0만 명 이상의 여객을 실어 날랐던 한·중 카페리는 3년째 운항이 멈춰있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강화되고 있어 내년에도 완전 정상 운영은 쉽지 않아 보인다.
크루즈 내년 최소 10척 입항
카페리만 中코로나에 '시계제로'
내년 인천항 크루즈전용터미널에 입항할 예정인 크루즈선은 현재 10척(모항 4척, 기항 6척)이다. 추가로 3척이 협상 중이며 최대 20척까지 가능하다는 게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의 설명이다.인천항 크루즈 입항 첫 주자는 내년 3월 예정된 노르웨이안 선사의 세븐시즈익스플로러호다. 5만5000t급으로 승객 800여 명이 중국 일본 한국을 여행한다. 이어 4~10월에 9회에 걸쳐 1만3000여 명의 크루즈 여객이 인천에 들른다. 국내 여객이 승선할 수 있는 모항 크루즈는 5~10월에 네 차례 운항한다.
시는 크루즈가 입항하면 환영 공연을 하고, 무료 셔틀버스로 인천 주요 관광·쇼핑 명소를 소개할 예정이다. 크루즈 승객이 인천 관광에 나서면 관광지와 시장에서 소비가 발생해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시와 인천항만공사는 최근 대만의 국제여행전, 독일의 온라인 크루즈박람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등에 참가해 크루즈선 추가 유치에 나섰다. 내년 4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대형 크루즈박람회에도 참가해 글로벌 선사와 협의하는 등 크루즈선 입항에 힘을 쏟기로 했다.한·중 카페리는 3년째 화물만 운송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계속되면서 옌타이 웨이하이 칭다오 등 9개 동부지역 항만의 여객 출입이 봉쇄됐기 때문이다.
2020년 6월 운영을 시작한 신국제여객터미널은 식당 편의점 등 편의시설 운영이 중단됐으며 면세점도 아직 입주를 못 하고 있다.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한·중 카페리 이용객이 주로 소무역상에서 순수 관광객으로 변화하는 과정에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다”며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이 합심해 한·중 카페리 운항이 조속히 재개되도록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용석 한·중카페리협회 사무국장은 “카페리를 이용해 한국에 오는 중국 소상공인과 여행객이 면세품, 숙박, 쇼핑에 사용하는 비용은 1인당 적어도 100만원”이라며 “여객 수요를 연 100만 명으로 가정하면 단순 계산해도 최소 1조원의 소비 시장이 멈춰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 한·중 카페리의 여객 운송이 가능하도록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