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벨기에 격침한 '한방'…하루 일찍 생일 자축한 모로코 사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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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부터 독일서 성장…프로 입성 후 임금 받아 부모 집세 내기도
전반에 골 취소된 모로코…'똑같은 득점'으로 24년 만의 승리 '대어' 벨기에를 잡는 데 앞장선 모로코의 압둘하미드 사비리(26·삼프도리아)가 날카로운 프리킥 골로 생일을 하루 일찍 자축했다. 모로코는 27일 카타르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벨기에를 사비리와 자카리야 아부할랄(22·툴루즈)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치열한 공방을 펼치던 양 팀의 균형은 후반 28분 사비리의 '한방'에 급격히 모로코 쪽으로 기울어졌다.
페널티박스와 왼쪽 터치라인 사이 지점에서 모로코가 프리킥 기회를 잡자 '대표 왼발'인 하킴 지야시(29·첼시)와 사비리가 나란히 왼발, 오른발 키커로 나섰다. 각도상 직접 슈팅으로는 골을 넣기 어려운 위치라 문전으로 붙여주는 크로스가 예상됐다.
그렇다면 골라인 쪽에서 휘감겨 들어오는 왼발 크로스가 가능한 지야시가 킥을 찰 터였지만, 지체 없이 도약하며 디딤발을 놓는 선수는 오른발잡이 사비리였다.
사비리의 발을 떠난 공은 수비벽을 지나 날카로운 각도로 떨어지며 골문으로 향했다. 크로스를 예상했는지 골문 쪽에서 살짝 떨어져 있던 벨기에의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30·레알 마드리드)는 뒤늦게 공의 방향을 알아채고 몸을 날렸다.
그러나 문전의 라우만 사이스(32·베식타시)에게 신경이 쏠리면서 낙하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
교체 투입 5분 만에 나온 이 골은 11월 28일생인 사비리가 하루 일찍 터뜨린 '생일 자축포'였다. 모로코 태생의 사비리는 3세 때 독일로 건너온 이민자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줄곧 살았던 그는 2017년 독일 매체 빌트와 인터뷰에서 어렵게 성장했다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게 축구에 매진한 동기라고 했다.
프로에 입성한 이후 받은 임금을 부모의 집세를 내는 데 쓴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비리는 아직 20대 중반인데도 독일 2부리그의 뉘른베르크, 파더보른, 허더즈필드(잉글랜드), 아스콜리(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의 클럽을 전전한 경력이 있다.
그는 빌트에 잦은 이적을 놓고 "(인생에서는) 직관적으로 결정할 일이 많다는 걸 배웠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자라 21세 이하 대표팀에도 승선한 그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또 한 번의 중요한 '직관적 결단'을 내렸다.
월드컵 출전을 위해 출생지 모로코 대표팀에서 뛰기로 한 것이다. 결국 그라운드를 밟은 지 5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골 맛을 보는 영광의 주인공이 돼 직관이 보기 좋게 들어맞은 셈이 됐다.
사실 전반에도 이 득점과 똑같은 장면으로 모로코가 벨기에의 골망을 한 차례 흔들었다.
그때는 페널티박스와 오른쪽 터치라인 사이 지점에서 프리킥 기회가 났다.
자신이 얻어낸 기회에서 직접 키커로 나선 지야시가 사비리와 거의 유사하게 꺾이는 왼발 슈팅을 선보였고, 이 공이 쿠르투아를 뚫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벨기에 수비진보다 일찍 문전으로 쇄도한 사이스가 문전에서 쿠르투아의 시야를 방해했다는 판정으로 골이 취소됐다.
두 번의 시도 끝에 득점에 성공한 모로코는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이 경기 전까지 모로코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코틀랜드를 3-0으로 제압한 이래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2무 2패만을 기록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한 빚을 28년 만에 두 배로 갚은 모로코는 1승 1무, 승점 4를 기록해 벨기에(승점 3·1승 1패)를 2위로 밀어내고 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연합뉴스
전반에 골 취소된 모로코…'똑같은 득점'으로 24년 만의 승리 '대어' 벨기에를 잡는 데 앞장선 모로코의 압둘하미드 사비리(26·삼프도리아)가 날카로운 프리킥 골로 생일을 하루 일찍 자축했다. 모로코는 27일 카타르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벨기에를 사비리와 자카리야 아부할랄(22·툴루즈)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치열한 공방을 펼치던 양 팀의 균형은 후반 28분 사비리의 '한방'에 급격히 모로코 쪽으로 기울어졌다.
페널티박스와 왼쪽 터치라인 사이 지점에서 모로코가 프리킥 기회를 잡자 '대표 왼발'인 하킴 지야시(29·첼시)와 사비리가 나란히 왼발, 오른발 키커로 나섰다. 각도상 직접 슈팅으로는 골을 넣기 어려운 위치라 문전으로 붙여주는 크로스가 예상됐다.
그렇다면 골라인 쪽에서 휘감겨 들어오는 왼발 크로스가 가능한 지야시가 킥을 찰 터였지만, 지체 없이 도약하며 디딤발을 놓는 선수는 오른발잡이 사비리였다.
사비리의 발을 떠난 공은 수비벽을 지나 날카로운 각도로 떨어지며 골문으로 향했다. 크로스를 예상했는지 골문 쪽에서 살짝 떨어져 있던 벨기에의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30·레알 마드리드)는 뒤늦게 공의 방향을 알아채고 몸을 날렸다.
그러나 문전의 라우만 사이스(32·베식타시)에게 신경이 쏠리면서 낙하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
교체 투입 5분 만에 나온 이 골은 11월 28일생인 사비리가 하루 일찍 터뜨린 '생일 자축포'였다. 모로코 태생의 사비리는 3세 때 독일로 건너온 이민자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줄곧 살았던 그는 2017년 독일 매체 빌트와 인터뷰에서 어렵게 성장했다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게 축구에 매진한 동기라고 했다.
프로에 입성한 이후 받은 임금을 부모의 집세를 내는 데 쓴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비리는 아직 20대 중반인데도 독일 2부리그의 뉘른베르크, 파더보른, 허더즈필드(잉글랜드), 아스콜리(이탈리아) 등 유럽 각지의 클럽을 전전한 경력이 있다.
그는 빌트에 잦은 이적을 놓고 "(인생에서는) 직관적으로 결정할 일이 많다는 걸 배웠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자라 21세 이하 대표팀에도 승선한 그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또 한 번의 중요한 '직관적 결단'을 내렸다.
월드컵 출전을 위해 출생지 모로코 대표팀에서 뛰기로 한 것이다. 결국 그라운드를 밟은 지 5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골 맛을 보는 영광의 주인공이 돼 직관이 보기 좋게 들어맞은 셈이 됐다.
사실 전반에도 이 득점과 똑같은 장면으로 모로코가 벨기에의 골망을 한 차례 흔들었다.
그때는 페널티박스와 오른쪽 터치라인 사이 지점에서 프리킥 기회가 났다.
자신이 얻어낸 기회에서 직접 키커로 나선 지야시가 사비리와 거의 유사하게 꺾이는 왼발 슈팅을 선보였고, 이 공이 쿠르투아를 뚫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벨기에 수비진보다 일찍 문전으로 쇄도한 사이스가 문전에서 쿠르투아의 시야를 방해했다는 판정으로 골이 취소됐다.
두 번의 시도 끝에 득점에 성공한 모로코는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귀중한 1승을 추가했다.
이 경기 전까지 모로코는 1998년 프랑스 대회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스코틀랜드를 3-0으로 제압한 이래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2무 2패만을 기록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벨기에에 0-1로 패한 빚을 28년 만에 두 배로 갚은 모로코는 1승 1무, 승점 4를 기록해 벨기에(승점 3·1승 1패)를 2위로 밀어내고 조 선두로 치고 나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