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반복 말고 행동하자"…미래 감염병 대응 GHSA 장관급회의

35개국·10개 국제기구 참석…"누구도 소외되선 안돼" 글로벌 협력 강조
오는 30일 '新서울선언문' 채택 예정
전 세계 방역 전문가들이 모여 코로나19 이후 미래 감염병에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28일 서울에 마련됐다. 질병관리청은 보건복지부, 외교부와 공동으로 이날부터 30일까지 '미래 감염병 대비, 함께 지키는 보건안보'를 주제로 제7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장관급 회의를 연다.

GHSA 장관급 회의가 대면으로 진행된 것은 코로나19 이후 4년 만이다.

김강립 연세대 특임교수(전 복지부 2차관)는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가 발발하고 나서 감염병에 대한 국가 역량이 중요한 이유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더 빨리, 더 열심히 했다면 팬데믹으로부터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것은 코로나19는 언젠가 종식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또다른 감염병이 나타날 것이라는 점이다.

제가 했던 이 후회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이날 영상을 통한 기조연설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기반이 됐다"며 감염병 바이러스 연구·개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축사에 나선 아흐메드 우마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 대행은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어떤 국가들은 마치 우리가 '원월드'(One World)라는 것을 잊은 것처럼 단독으로 행동했다.

글로벌보건안보구상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모든 나라가 함께 해야 한다. 누군가가 소외된다면 연결고리는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며 신종 감염병에 '원팀'으로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이날 "이번 회의가 보건안보에 대한 지혜를 모아 코로나19 팬데믹의 다음을 위한 우리의 행동을 준비하고 각 국가의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실질적인 행동계획을 논의하는 건설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 인도네시아, 우간다 등 35개 GHSA 회원국과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등 10개 국제기구에서 200여 명이 참석한다.

장관급 회의 외에도 보건 안보 역량 강화 및 협력 방안과 관련한 전문가 포럼이 9개 주제로 준비됐다.

우리나라 질병청을 비롯해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미국 재무부, 영국 보건안보청, 미국 핵위협협의체 등이 각각의 포럼을 주관한다.
28일과 29일에 걸쳐 진행되는 전문가포럼은 일반 국민에게도 공개된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현장에서 접수 후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회의 2일차인 29일에는 GHSA 운영사항과 행동계획 진행 상황을 조정·평가하는 선도그룹 회의와 가상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신종감염병 발생·전파에 대응하는 모의훈련도 예정돼있다.

모의훈련은 신종감염병에 대한 3가지 사례를 두고 토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회의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장관급 회의를 통해 GHSA의 성과를 평가하고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한 영역을 확인한 뒤 GHSA의 미래 구상을 밝히는 신(新)서울선언문을 채택할 계획이다.

이어 우간다·미국 등 주요국 보건부 장관과 백경란 청장이 참석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회의의 개최 의미, 성과 등을 브리핑한다. 백 청장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우마 아프리카 CDC 소장 대행, 안드레아 팜 미국 보건부 차관 등과 양자회담을 갖고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