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해커톤 AI 트랙 스타트업] 버드온, AI 기술로 환자상태 악화 예측모델 개발
입력
수정
체온, 맥박, 혈압 등 AI로 분석코로나19를 겪으며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2019년부터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과 성장을 위한 지원책을 활발하게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삼성서울병원의 ‘딥 세이버 프로그램’(2022년 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민관 협력 오픈 이노베이션(버텀업 방식))이다. 올해는 삼성융합의과학원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고, 삼성서울병원과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네이버케어/D2SF 등이 주최하는 ‘디지털헬스 해커톤 인공지능(AI) 트랙’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바이오헬스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사업화 자금 최대 1억원과 전문가 멘토링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디지털 기반 의료 분야의 선도 혁신 병원인 삼성서울병원과 창업기업 지원 전문기관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번 사업의 주제로 ‘입원환자 및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적 중재가 가능한 알고리즘 및 시각화 시스템 구축’을 제시했다. 버드온(전상현 대표)은 ‘삼성서울병원 딥 세이버 프로그램(대-스타 해결사 플랫폼)’ 대상을 받은 스타트업으로, ‘딥러닝을 기반으로 입원 환자의 상태 악화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해 삼성서울병원의 기존 입원 환자 관리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버드온은 카테터 삽입 카테고리 관련 감염 예측 및 선제적 관리를 위한 AI 솔루션을 추가로 개발했다.전상현 버드온 대표는 "버드온은 체온, 맥박, 혈압, 심전도와 같은 생체 신호를 AI로 분석해 임상적 가치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필요한 생체신호 빅데이터 수집 저장 플랫폼, AI 모델, 의료진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앱 등을 제품화했다"고 설명했다.
버드온의 AI 모델은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임상 이벤트를 예측해 의료진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일반 병동, 건강관리 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전 대표는 "AI의 가치를 현실화하려면 다양한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야만 한다"며 "의료, 소프트웨어, AI 전문가들이 모여서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를 만든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버드온의 공동대표인 윤덕용 교수는 의대를 졸업하고 공학으로 박사를 취득한 인재다. 전 대표는 컨설팅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으며 민간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만들어낸 경험을 갖고 있다.
버드온은 윤 교수가 2018년 아주대 재직 시 교원 창업으로 시작한 생체신호 전문 기업이다. 전 대표는 2017년 AI 혁신 컨설팅 회사를 창업해 운영하면서 헬스케어 산업이야말로 AI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라는 확신을 하고 2021년에 버드온에 합류했다. 전 대표는 "의료 AI의 가능성을 입증한 분야는 의료 영상이 첫 번째였다"며 "생체 신호는 의료 AI의 두 번째 금광이 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아직 의학이 밝혀내지 못한 다양한 패턴과 가능성이 생체 신호에 숨겨져 있고, AI를 통해 이를 현실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 대표는 "근거 기반의 임상을 수행하는 병원에서 이를 연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버드온 제품군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버드온 초기 제품의 목표 시장은 작게 보면 중환자실을 보유한 국내 300여 개 병원이 대상이다. 연구가 중요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들이 첫 번째 고객군이다. AI 모델의 확대에 따라 보다 많은 의료기관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품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 버드온의 전략이다. 전 대표는 "관련 시장 규모는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가 보험 수가를 적용받기 위한 과정에 있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언급은 조금 이르다"며 "하지만 결국에는 환자의 이익과 의료진의 업무 효율 증대에 기여하는 AI 의료기기가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드온은 민간 분야에서 도입이 활발한 AI 기반 프로세스 혁신이 병원 운영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병상 배정이나 간호부 일정을 최적화·자동화하는 솔루션이나 병원의 감염 관리 활동을 돕는 AI 서비스 등을 개발해 병원에 보급하고 있다. 또 병원에서 임상적 가치가 검증된 AI를 건강관리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버드온은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원격진료나 환자 모니터링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전 대표는 "AI 인허가가 완료되는 시점인 내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준비할 것"이라며 "최근 첨단 의료기술이 주목하는 시장인 중동과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의 진출이 이미 활발한 동남아시아 시장도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버드온은 지난해 시드(초기) 투자를 받았고,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벤처캐피털(VC) 등과 협의하고 있다. 연구용 제품, 인허가가 필요 없는 운영 효율화 AI 제품 등을 통해 가치를 입증해 나가는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전 대표는 "한국의 병원과 의료진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며 "AI는 의료진이 더욱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돕고 병원 운영 프로세스를 혁신하여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돌아가는 진료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이 쓰는 AI 하면 버드온이 떠오를 수 있게 대표적인 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올해 삼성서울병원의 ‘딥 세이버 프로그램’은 대상을 받은 버드온 이외에 최우수상 코스모스 메딕(김지훈 대표), 우수상 스파이더 코어(이기원 대표) 등 3곳의 유망 기술 보유 스타트업을 최종 선정했다. 이들 스타트업은 삼성서울병원과 지속해서 협업해 나갈 계획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