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슬람사원 '돼지머리' 공방…"구청 나서야" vs "개입 못해"

시민단체 행정조치 요구에 북구청은 "주민들이 관리, 폐기물 아니다"
'대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는 28일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장 인근에 놓인 돼지머리에 대해 북구청은 책임 있는 행정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질의서까지 보내며 돼지머리 사태에 대해 북구청이 나설 것을 요구했지만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답변만 받았다"며 "혐오범죄를 방기하고 갈등을 심화시키는 북구청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청이 의무를 다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대한 긴급구제 및 진정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시민단체는 북구청에 '돼지머리 두 개가 방치된 상황에 대한 북구청의 입장을 밝혀달라, '돼지머리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구청에서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북구는 "돼지머리는 사원 건축을 반대할 목적으로 사용 중에 있어 주민에게 필요한 물품이며, 일정 주기로 교체하는 등 관리가 되고 있어 폐기물관리법에 따른 폐기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구청에서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북구청 도시청결팀 관계자는 "최근 사원 앞을 점검차 여러 번 다녀왔지만, 주민들이 돼지머리를 관리하는 상황이라 이를 폐기물로 보기 어렵다"며 "구청에서 개입할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에 대해 지난 9월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났지만, 건축주 측과 인근 주민 간의 갈등은 2년가량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고사를 지낼 때 올리는 돼지머리가 사원 공사장 인근에 처음 등장하며 현재까지 총 두 개가 놓여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