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이탈한 1천300억원 광고주 애플에 선전포고(종합)

"트위터 광고 끊고 앱스토어 퇴출까지 위협"…애플 맹비난 여론전
앱수수료 문제로 맞불 전쟁 선포…외신 "머스크의 위험한 포석"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세계 최고 부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했다. 애플이 트위터에 대한 광고를 끊었고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트위터를 퇴출하겠다는 위협까지 했다고 맹비난하면서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애플이 트위터에서 광고를 대부분 중단했다.

(애플은)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를 싫어하는 것인가"라며 애플의 광고 중단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트위터를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애플은 그 이유를 우리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팀 쿡 애플 CEO를 겨냥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트위터 내부 문서에 따르면 애플은 트위터의 1위 광고주로, 애플은 지난 1분기에 트위터 매출의 4% 이상을 차지하는 4천800만 달러(638억여 원) 광고비를 집행했다. 애플의 트위터 광고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 통신에 애플의 연간 트위터 광고비가 1억 달러(1천330억여 원)를 넘는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애플의 광고 철회가 트위터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애플이 머스크의 트윗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애플이 콘텐츠 관리 정책 등을 사유로 극우 성향의 SNS 팔러 등을 앱스토어에서 제거했다가 복원시킨 적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위터에선 대규모 정리해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복구 및 콘텐츠 관리 정책 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하면서 광고주들의 대규모 이탈 현상으로 이어졌다.

광고시장 조사업체 패스매틱스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일주일 전인 10월 16∼22일 애플은 트위터에서 22만800달러(2억9천만 원)어치 광고를 했으나 11월 10∼16일에는 그 규모를 13만1천600달러(1억7천만 원)로 줄였다.
모바일광고 마케팅업체 MMA글로벌의 루 파스칼리스 대표는 "머스크는 그 자체로 리스크이고, 애플은 그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머스크는 애플의 광고 중단 조치 등에 앱 수수료 문제로 맞불을 놓아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부과하는 30%가량의 인앱 결제 수수료를 비판하는 트윗을 잇달아 올린 뒤 "전쟁을 개시한다"(go to war)는 문구를 담은 이미지를 게재했다.

앞서 '포트나이트' 게임 제작사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앱 수수료와 관련해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는 지난 2월 애플의 앱 수수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머스크는 최근 애플과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 체제 독과점 구조를 비판하면서 인앱 결제 수수료가 세금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애플과 구글이 앱스토어에서 트위터를 퇴출할 경우 대안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의 대안 스마트폰은 현재 트위터에서 '테슬라폰'으로 불리며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가장 위험한 포석이 될 수도 있는 애플과의 전쟁에 나섰다"면서도 머스크가 온라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싸움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머스크는 이날 실제로 애플이 고객을 대상으로 검열을 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애플 검열 행위의 공개 여부를 묻는 찬반 조사를 트위터에 게재하는 등 온라인 여론전에 착수했다. 그는 "이것(애플과의 전쟁)은 문명의 미래를 위한 전투"라며 "심지어 미국에서조차 표현의 자유가 사라진다면 폭정만이 남게 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