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역량도 지수화해 평가"…기보, 中企·벤처 맞춤 지원

기보-한경 기술평가 세미나

테크 인덱스, 14개 항목 분석
객관적 데이터로 역량 평가
中企정책 수립 과정에 활용
한국경제신문사와 기술보증기금이 29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SJ쿤스트할레에서 공동 주최한 기술평가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태 동의대 경영학과 교수, 장국진 강소기업협의회 회장, 한승엽 KEIT 단장, 박정수 KIAT 팀장, 박은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본부장, 손수정 STEPI 선임연구위원, 김세호 S&P글로벌 이사. 기보 제공
유망 테크 스타트업 A사는 독보적 기술로 크게 성장할 기업이라고 평가받았다. 정부의 각종 연구개발(R&D) 지원 사업도 따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 기업의 성장은 더뎠다. 여러 항목의 데이터를 정량 평가해 그 원인을 발견했다. 회사 대표의 역량, 인력 수준 등은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업보다 뛰어났다. 하지만 R&D 투자 수준은 눈에 띄게 낮았다. R&D 투자를 확대하면 성과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술보증기금이 최근 개발한 ‘테크 인덱스’를 활용한 결과다.

기보가 기술 기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내놨다. 객관적 데이터로 기존의 기술혁신역량지수를 개선한 테크 인덱스 방식이다.

기보는 29일 한국경제신문사와 공동 주관으로 서울 강남구의 복합문화공간 SJ쿤스트할레에서 기술평가세미나를 열었다. 김종호 기보 이사장(사진)은 “디지털 시대에 도출되는 모든 데이터는 또 다른 가치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며 “기술 혁신 역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계화해 혁신 성장의 실마리를 좀 더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 인덱스는 중기·스타트업의 기술 혁신 역량 수준을 신속하고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지표다. 인프라, 투입, 활동, 성과 등 분야별 점수를 산정한 뒤 종합 평가해 최종 지수를 산출한다. 세부적으로 인프라에서는 대표 역량, 기술 인력 역량, 무형 자산 등을 분석한다. 투입에서는 인력자산 투자, 혁신자산 투자 등을 살펴본다. 총 14개 항목을 분석한다. 발표자로 나선 김성태 동의대 경영학과 교수는 “테크 인덱스로 정부의 중기 대상 정책과 해당 업체의 기술 향상 관계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보는 테크 스타트업 지원 사업의 효과 점검에 테크 인덱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도 중기 R&D 지원 정책 수립 과정에서 테크 인덱스를 사용할 전망이다.진영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성장동력사업센터장은 ‘중소기업 R&D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제언’을 발표했다. 지난해 정부의 연구개발비 18.7%(4조9721억원)가 중소기업에 투입됐다. 지난 10년간 관련 예산은 연평균 10% 이상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R&D 투자도 2017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13.3% 늘었다.

진 센터장은 “정부 R&D 자금을 받은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등 성과와 정책자금 지원을 연동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단순 지원금 대신 융자 방식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정부 R&D 자금 이용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도 거론됐다.

임정욱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기술 혁신 역량이 우수한 기업을 선별하고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