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계, 전력도매가격 상한제 도입에 행정소송 나선다

정부 "전기소비자 위해 가격 캡"
발전사 "한전 적자 책임 떠넘겨"
발전사들이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정부가 오는 12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가 법정 공방의 도화선이 됐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국태양광발전협회(전태협)와 대한태양광발전협회(대태협)는 전날부터 발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행정소송 참여 의사를 묻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마련한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개정안’이 지난 25일 국무조정실 심사를 통과한 데 따른 대응이다.행정소송은 정부의 위법한 행정처분으로 국민의 권리가 침해됐는지를 가려내는 사법 절차다. 협회 측은 해당 개정안이 민간 발전사들의 영업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대형 로펌으로부터 승소 가능성이 높다는 조언을 받았다”며 “소송 비용으로 3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전제하고 사업자들의 참여 의사와 납부 금액 등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SMP는 한전이 발전 사업자들로부터 전력을 구매한 뒤 정산하는 가격을 말한다. 국제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SMP도 덩달아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가격에 ‘캡’을 씌우겠다는 것이 SMP 상한제의 골자다. 정부에선 전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주장하지만, 발전사들은 약 22조원(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까지 불어난 한전의 적자를 줄이기 위해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 적자의 근본적 원인은 연료비 상승분만큼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상한제 도입으로 줄일 수 있는 적자 규모는 1조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발전사들은 1㎿ 규모 태양광 발전소 기준으로 연간 6000만~9000만원의 손실이 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SMP 상한제를 3개월 이상 연속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단서 조항을 감안하더라도 1년에 6~9개월가량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대기업 계열 민간 발전 6개사는 올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수준인 1조478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반면 6개 분기 연속 손실을 낸 한전의 누적 적자 규모는 21조8432억원에 달한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