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차기 회장, 내부 CEO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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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후보추천위, 후보 확정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65)과 진옥동 신한은행장(61),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62) 등 3명으로 압축됐다. 조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금융권의 관심은 부회장직 신설과 신한은행 신한카드를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쏠리고 있다.
조용병·진옥동·임영진 경쟁
내달 8일 최종후보 선정
조용병 現회장, 3연임 유력
부회장직 신설 등 개편 전망
마지막 임기 후계 구도 포석
조 회장 3연임 무난할 듯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차기 신한금융 회장 후보를 이같이 확정했다. 회추위는 다음달 8일 사외이사 12명 전원이 참석하는 확대 회추위를 열어 회장 후보 1명을 추천할 방침이다. 회추위 관계자는 “후보자 3명의 성과와 역량 등을 검증하고 개별 면접 등을 거쳐 최종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했다. 최종 후보는 회추위 직후 열리는 신한금융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내정자로 확정된다. 내년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3년 임기의 회장에 취임한다.최종 후보 3명 중에선 3연임에 도전하는 조 회장이 가장 선두에 서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올해 KB금융을 제치고 3년 만에 ‘리딩뱅크(1등 금융지주)’를 탈환할 정도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 채용 비리로 2018년 기소됐지만,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진 행장은 일본 오사카지점장과 SBJ은행(신한의 일본 현지법인 은행) 법인장 등을 거치며 10여 년 동안 일본 근무를 한 대표적인 일본통이다. 국내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를 6년째 이끌어온 임 사장은 매년 6000억~7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재일교포 주주 등이 있어 ‘관치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편”이라며 “전직 CEO들이 최종 후보군에 오른 3년 전과 달리 이번엔 내부 경쟁이라는 점에서 조 회장의 3연임이 무난한 분위기”라고 했다.
3인 부회장 체제 가동하나
조 회장의 3연임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린 부회장직 신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고객자산관리(WM) 총괄과 글로벌 총괄, 퇴직연금 총괄 등 총괄직 3개를 신설해 부회장급에게 맡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01년 출범 이후 부회장이 없었다. 2010년 차기 회장을 둘러싼 이른바 ‘신한 사태’ 이후 신상훈 사장을 끝으로 사장 직급까지 없앴다.조 회장이 3연임 하면 사실상 마지막 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은 회장 선임 연령을 만 67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고, 연임의 경우도 재임 기간은 만 70세까지다. 차기 회장 후보군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후계 구도를 준비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KB금융도 윤종규 회장이 2020년 9월 3연임에 성공한 이후 부회장직을 신설했다. KB손해보험 사장을 지낸 양종희 부회장을 시작으로 허인 국민은행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을 추가로 부회장에 선임해 ‘3인 부회장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 마지막 임기와 함께 부회장직을 도입해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준비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이 3개 부회장직을 신설하면 진 행장과 임 사장, 허영택 신한금융지주 경영관리부문장(61)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를 비롯한 계열사 대표 인사도 관심이다.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를 비롯해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김희송 신한자산운용 대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배일규 신한자산신탁 대표, 배진수 신한AI 대표,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 등 10개 계열사 대표 임기가 연말 끝나는 만큼 조 회장이 세대교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