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폭력' 얼마나 많았으면…2022년 올해의 단어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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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심리 조작해 지배력 강화' 본뜻'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미국 유명 사전출판사 미리엄웹스터가 꼽은 '2022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
최근 '속임수'라는 뜻 더해져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리엄웹스터는 영어 단어의 검색 건수 등을 기반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는 1938년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했다. 이 연극은 극 중 남편이 사실 가스등이 어두워졌는데도 어두워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부인을 정신 이상자로 몰아세우고, 부인은 남편에게 속아 자신을 스스로 의심하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연극 내용 때문에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를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뜻으로 널리 사용됐다.
미리엄웹스터에 따르면 올해 가스라이팅 검색 건수는 무려 1740%나 증가했다. 단어와 관련한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진 않았지만, 한 해 내내 미국 정치권을 비롯해 드라마와 TV 리얼리티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등장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연인이나 직장 상사와 후배 사이 정신적 폭력을 표현하는 용어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가스라이팅의 의미도 확장됐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를 속이는 행위'라는 의미가 추가됐다는 게 미리엄웹스터 측 설명이다. 특히 정치적 맥락에서 자주 쓰였는데,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속이고 있다'는 의미로 여러 기사와 칼럼에서 이용됐다. 미리엄웹스터는 "가짜뉴스와 음모론의 시대에 가스라이팅이 올해의 단어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