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효과?…한-사우디 동시에 위원회 띄워 협력 논의(종합)

韓·사우디 첫 주택협력포럼…원희룡 "네옴시티 함께 구상하자"
사우디 주택부장관 방한…모듈러·디지털 건설 기술발표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택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첫 플랫폼을 만들었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방한 이후 양국에서 동시에 협력 강화를 위한 위원회와 포럼을 띄우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제1회 한-사우디 주택 협력포럼'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 포럼은 지난 6일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제안한 것으로,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 주택부 장관이 받아들여 성사됐다. 지난 28일 방한한 알 호가일 장관과 원 장관을 비롯해 기업과 전문가 등 200여명이 포럼에 참석했다.

사우디는 국립주택공사가 추진하는 주요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국토부는 분당·판교 등 지난 30년간 신도시 개발 경험을 소개했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도시실장은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데 이들 외에 더 어떤 것이 필요하겠느냐"며 토지주택공사(LH)·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기업과 민간기업들의 역할을 내세웠다. 기업들도 기술 발표에 나섰다.

포스코건설은 모듈러 건설 기술과 사례를, 현대건설은 건설 자동화와 디지털 건설 기술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스마트 빌딩 관련된 디지털 기술과 로봇·인공지능(AI)·5G·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네이버 신사옥 1784를 소개했다. KT는 통합도시운영솔루션과 스마트시티 사업을 발표했고, 직방은 모바일 모델하우스와 스마트홈을 시연했다.

네옴시티에도 활용되는 모듈러 주택과 스마트시티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한국 기업과 사우디 간 MOU가 체결돼 관심이 높은 분야다.

원희룡 장관은 "이번 포럼을 주택협력뿐 아니라 네옴시티 같은 미래 스마트시티 구상을 함께해나가는 확장된 협력 플랫폼으로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알 호가일 장관도 "2차 포럼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빈 살만 왕세자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합의한 인프라, 도시건설, 주택건설 분야 협력에 대해 지속적으로 후속 조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두 장관은 기존의 주택협력 MOU를 주택·스마트시티로 확장해 다시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회담 이후 한국과 사우디 양국에서 후속 조치가 가시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 장관은 포럼 이후 기자회견에서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한국-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와 '한-사우디 전략협력 협의체'가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다시 구성되고 있다"며 "이번 포럼 역시 다양한 형태로 채워 군단처럼 움직이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 중에는 범정부 차원의 해외건설 수주지원단을 구성하고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정책 펀드를 통한 수주 금융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우디에서도 관련 위원회가 구성됐다. 알 호가일 장관은 "사우디 내에 위원회를 꾸려 어떻게 하면 한국 기업들이 사업 참여와 관련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