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타령'하던 아이들 다 크면…" 애플의 기막힌 노림수 [애플페이 상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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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요? 이제 한 번 써보려고요."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만난 고3 수험생 A씨는 "지갑을 따로 갖고 다니는데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입 논술 준비를 위해 학교 인근 커피숍을 찾았다는 A씨 일행 3명의 휴대폰은 모두 아이폰이었다.이들이 당장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국내 대다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애플페이가 사용하는 비접촉 결제방식(EMV) 기술이 적용된 NFC 단말기를 쓰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 현재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졋다.
'페이'와 연동해 스마트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이폰 이용자 수는 약 1100만명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은 33.31%, 삼성전자는 61.95%를 기록했다. 전체 연령을 기준으로 보면 아직 갤럭시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셈이다.간편결제 시장의 판도를 흔들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과 삼성전자가 나눠 장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 가입자는 3066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와 쿠팡페이 역시 각각 2969만명, 2453만명 이상 이용자를 확보했다. 삼성페이도 2015년 간편결제 시장 초기 진입자로 2020년에 가입자만 이미 2000만명을 넘겼다. 익숙한 사용 환경을 바꿀만한 '파격적 혜택' 없이는 새롭게 가입자들을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20대보다 더 어린 10대 청소년들의 아이폰 선호도 역시 높은 분위기다. 애플의 '브랜드 경험'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미래고객 선점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1020 젊은층의 애픙 충성도가 구매력 높은 40대까지 이어진다면 시간이 갈수록 애플이 국내 스마트폰과 간편결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이런 위기의식의 맥락 속에서 최근 애플의 행보를 살펴보면 애플페이가 더더욱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애플은 해외에서 2014년 애플페이에 이어 2019년 애플카드를 출시하는 등 금융시장 진출을 위해 금융협력사들과 손을 잡고 있다. 조만간 후불결제서비스(BNPL·Buy Now Pay Later)까지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향후 '금융 플랫폼'으로 탈바꿈해 독자적 금융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국내 카드사 등을 비롯해 금융업계에 또 다른 경쟁사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애플은 애플워치 등에서 수집한 이용자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보험상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개인들의 방대한 금융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해 나가고 있는 만큼, 향후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특히 국내 금융플랫폼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점을 감안할 때 자본력과 충성 고객을 보유한 애플은 상당히 위협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삼성페이는 3년 만에 새로운 삼성페이 TV 광고를 재개하고 비접촉 방식으로 현관 도어락을 열 수 있는 '디지털 홈 키' 기능을 새롭게 탑재했다. 모바일 신분증 기능도 최근 도입했다. 네이버페이는 최근 '캠퍼스존'을 통해 학교 내 식당·카페·편의점 등에서의 현장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다음달 오픈페이를 내놓을 계획이다. 신한·KB국민·롯데·하나·우리·NH농협·BC카드 등 7개 카드사가 참여한 오픈페이는 각 카드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에 타사 카드도 등록해 사용이 가능한 방식으로 지원된다. 애플페이 및 국내 IT 기업이 장악한 간편결제 시장에 대응해 '연합군'을 결성한 것이다. 카드업계 결제의 폐쇄성을 극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지갑 없는 사회'가 가속화하고 애플페이까지 국내에 도입되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한층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일평균 간편결제 금액은 7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2년 전 4009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80.39%나 늘어났다. 업계에선 간편결제시장이 아직 성장 초기인 만큼, 업체들의 주도권 확보 싸움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국민 절반 이상에 달하는 가입자 수를 확보하고 있어 애플페이 도입으로 급격한 시장 점유율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애플페이 확산 추이와 사업 다각화 등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이전 기사>
"정말 써보고 싶다"…'애플페이' 8년을 기다렸는데 '갸우뚱' [애플페이 상륙(1)]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만난 고3 수험생 A씨는 "지갑을 따로 갖고 다니는데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입 논술 준비를 위해 학교 인근 커피숍을 찾았다는 A씨 일행 3명의 휴대폰은 모두 아이폰이었다.이들이 당장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국내 대다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애플페이가 사용하는 비접촉 결제방식(EMV) 기술이 적용된 NFC 단말기를 쓰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 현재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졋다.
애플, 삼성 안방서 '페이 전쟁' 선포
갤럭시와 아이폰을 들고 맞붙은 삼성전자와 애플은 애플페이 국내 도입 추진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놓고 다시 자웅을 겨루게 됐다. 업계에선 애플페이 도입이 당장 국내 간편결제 및 스마트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애플이 '금융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3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와 손잡고 조만간 국내에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이들은 '현대카드를 보유한 아이폰 이용자'로 한정된다. 애플페이 사용가능 가맹점 수는 현재 최대 7만여개에 불과하다. 이런 조건을 종합하면 현대카드 독점 제휴 조건으로 출시되는 애플페이의 사용자층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페이'와 연동해 스마트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이폰 이용자 수는 약 1100만명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점유율은 33.31%, 삼성전자는 61.95%를 기록했다. 전체 연령을 기준으로 보면 아직 갤럭시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셈이다.간편결제 시장의 판도를 흔들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과 삼성전자가 나눠 장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네이버페이를 운영하는 네이버파이낸셜 가입자는 3066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와 쿠팡페이 역시 각각 2969만명, 2453만명 이상 이용자를 확보했다. 삼성페이도 2015년 간편결제 시장 초기 진입자로 2020년에 가입자만 이미 2000만명을 넘겼다. 익숙한 사용 환경을 바꿀만한 '파격적 혜택' 없이는 새롭게 가입자들을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뱅크' 꿈꾸나…잠재적 위협요소
하지만 사용자층을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애플페이의 잠재적 위협이 상당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7월 한국갤럽에 따르면 국내 전체 연령대에서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비율은 66%로 높았지만 20대 젊은층에서는 아이폰 사용률이 52%(갤럭시는 44%)로 과반을 기록했다. 애플페이의 가장 큰 '위협 요소'는 바로 이 젊은층에게 애플페이 사용 '경험'을 준다는 데 있다.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20대보다 더 어린 10대 청소년들의 아이폰 선호도 역시 높은 분위기다. 애플의 '브랜드 경험'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미래고객 선점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1020 젊은층의 애픙 충성도가 구매력 높은 40대까지 이어진다면 시간이 갈수록 애플이 국내 스마트폰과 간편결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이런 위기의식의 맥락 속에서 최근 애플의 행보를 살펴보면 애플페이가 더더욱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애플은 해외에서 2014년 애플페이에 이어 2019년 애플카드를 출시하는 등 금융시장 진출을 위해 금융협력사들과 손을 잡고 있다. 조만간 후불결제서비스(BNPL·Buy Now Pay Later)까지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향후 '금융 플랫폼'으로 탈바꿈해 독자적 금융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국내 카드사 등을 비롯해 금융업계에 또 다른 경쟁사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애플은 애플워치 등에서 수집한 이용자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쟁력 있는 보험상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개인들의 방대한 금융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해 나가고 있는 만큼, 향후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특히 국내 금융플랫폼 시장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점을 감안할 때 자본력과 충성 고객을 보유한 애플은 상당히 위협적일 수 있다"고 짚었다.
"충성고객·자본력 압도적"…카드사는 '오픈페이' 군단결성
애플페이 도입으로 경쟁사인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은 최근 기존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젊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접점을 확대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삼성페이는 3년 만에 새로운 삼성페이 TV 광고를 재개하고 비접촉 방식으로 현관 도어락을 열 수 있는 '디지털 홈 키' 기능을 새롭게 탑재했다. 모바일 신분증 기능도 최근 도입했다. 네이버페이는 최근 '캠퍼스존'을 통해 학교 내 식당·카페·편의점 등에서의 현장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다음달 오픈페이를 내놓을 계획이다. 신한·KB국민·롯데·하나·우리·NH농협·BC카드 등 7개 카드사가 참여한 오픈페이는 각 카드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에 타사 카드도 등록해 사용이 가능한 방식으로 지원된다. 애플페이 및 국내 IT 기업이 장악한 간편결제 시장에 대응해 '연합군'을 결성한 것이다. 카드업계 결제의 폐쇄성을 극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지갑 없는 사회'가 가속화하고 애플페이까지 국내에 도입되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한층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일평균 간편결제 금액은 72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2년 전 4009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80.39%나 늘어났다. 업계에선 간편결제시장이 아직 성장 초기인 만큼, 업체들의 주도권 확보 싸움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국민 절반 이상에 달하는 가입자 수를 확보하고 있어 애플페이 도입으로 급격한 시장 점유율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애플페이 확산 추이와 사업 다각화 등 행보를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이전 기사>
"정말 써보고 싶다"…'애플페이' 8년을 기다렸는데 '갸우뚱' [애플페이 상륙(1)]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