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스포츠 정신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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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성 한국딜로이트그룹 총괄대표카타르 월드컵의 열기가 뜨겁다. 우루과이전 그리고 가나전에서 투혼을 보여준 대한민국 대표선수들 덕분에 필자를 포함한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고, 강한 긍지를 느꼈을 것이다.
이처럼 스포츠 이벤트가 대중을 결집시키고 영감을 주는 영향력이 크다 보니 글로벌 스포츠업계도 스포츠 경기를 넘어 ‘스포츠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 실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가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올해 4월 IOC는 딜로이트 글로벌(Deloitte Global)과 ‘올림픽 공식 파트너(TOP)’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경영서비스 부문 TOP 계약은 IOC 역사상 최초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32년까지 동·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공식 파트너로 활동한다.
IOC가 종합 컨설팅회사를 공식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IOC는 2021년 100년도 넘게 사용해 온 올림픽 모토 ‘더 빨리, 더 높이, 더 강하게(Faster, Higher, Stronger)’에 ‘함께(Together)’를 추가했다. 또한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기 위한 전략 로드맵을 업데이트해 ‘올림픽 아젠다 2020+5’를 발표했다. 올림픽의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성 강화, 다양성, 형평성 및 포용성 제고, 선수들의 커리어 관리, 웰빙 지원을 통한 생애주기관리 등의 아젠다가 업데이트됐다. 이런 가치와 연계된 아젠다별 전략과 이행 방안 수립을 도와줄 전문 서비스 회사의 도움이 필요했을 것이다.필자는 무엇보다 선수들의 생애주기관리 아젠다를 환영하고 싶다. 그동안 올림픽 성공의 일등공신인 선수들을 대하는 사회적 이해와 책임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한국 딜로이트그룹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기능을 수행하는 대한체육회와 협력해 진화하는 올림픽 정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끌어올리고 한국에서도 IOC의 올림픽 아젠다를 진전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한국에서 올림픽이 개최되면 개인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시하는 디지털 전략 수립과 선수들의 생애주기 지원 개선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싶다. 그리고 부분적일지라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통합 개최될 수 있는 첫 번째 올림픽을 상상해 본다.
스포츠는 이념과 이해관계를 초월하는 화합의 장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다. 이런 긍정적 영향이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전파되고 스포츠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도 뿌리내린다면 스포츠 정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