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이 기술'…고군분투 하는 韓 스타트업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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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석학'으로 불리는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 교수는 “자율주행의 신뢰도가 ‘텐나인’이 돼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휴대폰이나 컴퓨터와 달리 차는 100번 중 99번이 무탈해도 1번이 문제가 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99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99.99999999점은 돼야 한다는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기술은 지금보다 더욱 고도화 돼야하고, 상용화까지 이끌어내려면 가격 등 사업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운전자가 필요없는 자율주행 시대에 이르는 건 꽤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나긴 여정에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뛰어들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자율차를 움직이게 하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기업, 레이더·라이다·카메라 등 주변을 정밀하게 인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 자율차로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 등 매우 다양합니다. 이들이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달리고 있는지 한경 긱스(Geeks)가 살펴봤습니다.
이 가운데 국내 자율주행 산업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도약하고 있다. 업체들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 등 소프트웨어와 라이다, 레이더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 각각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장에 나서는 추세다.
6개의 자율주행 관련 기업이 뭉친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 컨소시엄은 지난 30일 대구 테크노폴리스 일대에서 세계 최초의 여객·물류 통합형 자율차 서비스 ‘달구벌자율차’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컨소시엄이 지난 5월 국토교통부 2차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공모에 선정돼 시행됐으며 오는 2023년까지 무상으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재곤 a2z 사업단장은 “사람들에게는 자율차를 익숙하게 하고, 차에게 주행데이터를 학습시켜 고도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두 버스 모두 레벨4 시연의 일환이다. 정해진 구역에서 40㎞ 미만으로 운행하며 제한된 상황에서 레벨4 수준을 구현하고 있다. 법규상 버스에 보조운전자(안전요원)가 동승했지만 레벨 4 수준에서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된다.
자율차는 안전이 핵심인만큼 이를 검증하고 보호하는 스타트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스타트업 모라이는 가상환경에서의 시험 운전을 통해 안정성을 검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우토크립트, 시옷 등 차량 보안 기술 스타트업들은 자율차의 해킹 위험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곳들이다.
자율주행차의 원리인 인지-판단-제어 중,‘인지’ 기능에 특화된 기업들도 눈에 띈다. 에스오에스랩은 고해상도 고정형 라이다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라이다는 높은 정확도가 장점이지만 수백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에스오에스랩은 대당 50만원대를 목표로 저렴하고 부피가 작은 라이다를 양산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트센싱은 이미징 레이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징 레이더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통해 물체 인식 정확도를 높이는 센서를 말한다. 악천후 속에서도 물체를 명확하게 인지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뷰런테크놀로지스는 내년 1월부터 콜드체인 전문 기업 팀프레시와 협력해 전기트럭을 활용한 자율주행 친환경 배송 실증 사업에 나선다. 뷰런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전기트럭으로 팀프레시의 물류 센터에서 각 지역의 점포까지 신선 식자재를 안전 운송할 계획이다. 판교 지역을 주축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뷰런테크놀로지 이승용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새벽배송이 늘면서 운전기사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3D 센서를 기반으로한 정확하고 안전한 자율주행 배송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과 결합한 자율주행도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 개발사인 뉴빌리티는 지난해부터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로 인천 송도와 서울 강남에서 실외 자율주행 로봇에 대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최근엔 DB손해보험과 최초의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위한 종합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등 상용화에 성큼 다가섰다.
최근 알파벳 투자자들은 회사에 웨이모에 대한 투자를 줄이라고 요구했고, GM 크루즈 역시 투자업계에서 ”몇 년 안에 손실만 두 배 넘게 커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포드의 더그 필드 기술책임자는 ”완전 자율주행은 사람을 달에 보내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구민 국민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내년부터 레벨3가 양 레벨4 수준은 셔틀버스 형식이나 스마트시티 내 일부 지역부터 적용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안전 문제와 여러가지 규제 등 다방면에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어 기술이 완성되더라도 양산보다는 장기간의 실증과 시연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원과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들이 기술 발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및 실증사업으로 이들을 지원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도심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여러 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일례로 구글이 위성 지도를 도입했을 때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고해상도로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자율차가 일상으로 오면 각종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정 교수는 “사람 얼굴 등 주행데이터 수집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 이라며 “개인의 안전, 사생활 등 민감한 문제가 얽혀있어 사회적 논의와 함께 기술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그렇기 때문에 기술은 지금보다 더욱 고도화 돼야하고, 상용화까지 이끌어내려면 가격 등 사업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여러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운전자가 필요없는 자율주행 시대에 이르는 건 꽤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나긴 여정에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뛰어들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자율차를 움직이게 하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기업, 레이더·라이다·카메라 등 주변을 정밀하게 인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 자율차로 다양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 등 매우 다양합니다. 이들이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달리고 있는지 한경 긱스(Geeks)가 살펴봤습니다.
#. 차에 탑승해 목적지를 입력한다. 여기까지가 사람이 할 일의 전부다. 이후에는 주행 중 잠을 자거나 영화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운전석·조수석 구분없이 드라이브를 하며 창밖 풍경을 즐겨도 된다. 모두가 손꼽아 기대하는 자율주행 시대엔 이 모든 것이 현실이다. 인간은 운전대로부터 해방되고, 차량은 즐길거리 넘치는 오락공간이나 안락한 숙박공간이 된다.‘미래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자율주행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5월 출시한 ‘S클래스’와 ‘EQS’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도 내년 레벨 3 수준의 제네시스 G90 고속도로자율주행(HDP)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를 시작으로 완성차 업계 전반에 본격적인 레벨3 단계에 도달했다는 평이다. 레벨3는 특정 상황에서 차가 자동으로 주행하는 수준의 기술이다.
이 가운데 국내 자율주행 산업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도약하고 있다. 업체들은 자율주행에 필요한 인공지능(AI), 시뮬레이션 등 소프트웨어와 라이다, 레이더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 각각 기술 고도화와 사업 확장에 나서는 추세다.
일상과 가까워지는 자율차
현대자동차에 인수된 포티투닷은 지난달 25일부터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앞서 서울 상암동에서 유상으로 자율주행 운송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한층 난이도가 높은 서울 도심으로 진입한 것이다. 이 버스는 청계천 도로 3.4㎞에서 승객을 운송하며 실제 주행과정에서의 다양한 변수를 학습하게 될 예정이다.6개의 자율주행 관련 기업이 뭉친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 컨소시엄은 지난 30일 대구 테크노폴리스 일대에서 세계 최초의 여객·물류 통합형 자율차 서비스 ‘달구벌자율차’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컨소시엄이 지난 5월 국토교통부 2차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공모에 선정돼 시행됐으며 오는 2023년까지 무상으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재곤 a2z 사업단장은 “사람들에게는 자율차를 익숙하게 하고, 차에게 주행데이터를 학습시켜 고도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두 버스 모두 레벨4 시연의 일환이다. 정해진 구역에서 40㎞ 미만으로 운행하며 제한된 상황에서 레벨4 수준을 구현하고 있다. 법규상 버스에 보조운전자(안전요원)가 동승했지만 레벨 4 수준에서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된다.
자율차는 안전이 핵심인만큼 이를 검증하고 보호하는 스타트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뮬레이터 스타트업 모라이는 가상환경에서의 시험 운전을 통해 안정성을 검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우토크립트, 시옷 등 차량 보안 기술 스타트업들은 자율차의 해킹 위험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곳들이다.
SW, 센서...사업 스타트업
국내에 레벨3 상용화를 앞두고 스타트업들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비전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스트라드비젼은 지난 8월 1076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본격 도약을 예고했다. 스트라드비젼 관계자는 ”내년 레벨 3 양산이 시작되는 시기라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5년 내 신차의 10%에 자사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스트라드비젼의 소프트웨어 ‘에스브이넷’은 내년부터 앱 중심으로 재편된다. 사물인식 기능, 주차 보조, 가상현실 기능 등을 담은 앱을 마치 스마트폰처럼 자동차 내에서도 구동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자율주행차의 원리인 인지-판단-제어 중,‘인지’ 기능에 특화된 기업들도 눈에 띈다. 에스오에스랩은 고해상도 고정형 라이다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라이다는 높은 정확도가 장점이지만 수백만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에스오에스랩은 대당 50만원대를 목표로 저렴하고 부피가 작은 라이다를 양산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트센싱은 이미징 레이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징 레이더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통해 물체 인식 정확도를 높이는 센서를 말한다. 악천후 속에서도 물체를 명확하게 인지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물류, 서비스...사업찾는 스타트업
자율주행이 매출을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다각도로 사업화를 이끌어내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물류 분야에 자율주행을 적용해 인력문제 등을 해결하는 추세다. BMW와 협력해 주목받은 서울로보틱스는 3D 라이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ATI’(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물류시장'에 접근했다. 완성차 업체가 제조한 차량이 소비자에게 도착하기까지 수많은 차고지와, 선박 등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서울로보틱스의 ATI 기술은 센서가 차량에 부착되지 않고, 주변 시설물의 CC(폐쇄회로)TV 등 외부 인프라에 달려있는 점이 특징이다. 자동차의 통신 시스템과 센서가 소통하며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뷰런테크놀로지스는 내년 1월부터 콜드체인 전문 기업 팀프레시와 협력해 전기트럭을 활용한 자율주행 친환경 배송 실증 사업에 나선다. 뷰런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전기트럭으로 팀프레시의 물류 센터에서 각 지역의 점포까지 신선 식자재를 안전 운송할 계획이다. 판교 지역을 주축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뷰런테크놀로지 이승용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새벽배송이 늘면서 운전기사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3D 센서를 기반으로한 정확하고 안전한 자율주행 배송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과 결합한 자율주행도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 개발사인 뉴빌리티는 지난해부터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로 인천 송도와 서울 강남에서 실외 자율주행 로봇에 대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최근엔 DB손해보험과 최초의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위한 종합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등 상용화에 성큼 다가섰다.
'물먹는 하마' 취급받기도
핑크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모빌리티 업계는 “자율주행 시대가 생각보다 천천히 오고있다”는 시선도 적지않다. 최근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합작회사 아르고AI에 대한 투자를 중단했다. 아르고AI가 목표로 하는 완전 자율주행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에서다. 이로인해 양사로부터 총 36억달러(약 4조9856억원)의 투자를 받은 아르고AI는 결국 폐업을 맞이하게 됐다. 이 회사는 구글 ‘웨이모’, GM ‘크루즈’와 함께 3대 자율주행 기업으로 꼽혔던 곳이다.최근 알파벳 투자자들은 회사에 웨이모에 대한 투자를 줄이라고 요구했고, GM 크루즈 역시 투자업계에서 ”몇 년 안에 손실만 두 배 넘게 커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포드의 더그 필드 기술책임자는 ”완전 자율주행은 사람을 달에 보내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2030년대 대중화 될듯"
전문가들은 오는 2025년~2027년께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플랫폼이 안정화되고, 이후 2030년대부터 도심 자율주행에 본격 적용 될 것으로 보고있다. 삐삐에서 시티폰, 3G폰을 거쳐 현재 5G폰으로 발전된 것처럼 자율주행 역시 하나하나 단계별로 진화할거란 전망이다.정구민 국민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내년부터 레벨3가 양 레벨4 수준은 셔틀버스 형식이나 스마트시티 내 일부 지역부터 적용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안전 문제와 여러가지 규제 등 다방면에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어 기술이 완성되더라도 양산보다는 장기간의 실증과 시연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원과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들이 기술 발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및 실증사업으로 이들을 지원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도심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여러 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일례로 구글이 위성 지도를 도입했을 때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고해상도로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자율차가 일상으로 오면 각종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정 교수는 “사람 얼굴 등 주행데이터 수집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 이라며 “개인의 안전, 사생활 등 민감한 문제가 얽혀있어 사회적 논의와 함께 기술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