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매 운동 끝?…남아돈다던 '포켓몬빵' 35주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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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 빵 검색어 순위서 35주째 1위
SPC 앱들 10월4주에 바닥찍고 반등세
"불매운동 편의성 높지 않아 제한적"
일부 제외 오프라인 매장 피해 극심해
SPC "지속 대화 통해 점주 피해 최소화"

일련의 사건으로 SPC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 파리바게뜨나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SPC 제품을 찾는 소비자를 찾아보기는 어려워졌으나, 사고 싶어도 오프라인에서 차마 구매할 수 없는 '샤이SPC족'들이 온라인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켓몬빵' 35주째 1위
…SPC 관련 앱 사용자 바닥 찍고 반등
1일 한경닷컴이 네이버 데이터랩, 모바일인덱스, 구글 트렌드 등 각종 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흐름이 포착됐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해피포인트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 안드로이드 및 iOS 사용자 합산·중복포함)는 악재가 터지기 전인 10월 2주차 약 192만명에서 10월 4주차 153만명으로 약 20%까지 떨어졌다가, 가장 최근인 11월 4주차에는 약 170만명으로 올라갔다. 약 10%는 회복한 셈이다. 이 밖에 해피오더, 파리바게뜨 앱도 비슷하게 저점을 찍고 소폭 WAU가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이중 해피포인트는 소비자들이 대게 SPC 계열사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하고 포인트를 적립하기 위해 사용한다는 점에서 상당수 오프라인 사용자도 SPC 매장을 다시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통상 해피포인트나 파리바게뜨 앱 사용자는 휴가철인 7~8월과 명절, 연말, 연초나 공휴일이 낀 연휴 기간에 몰린다. 이번에도 여름이 끝나고 9월 초 다소 내림세를 보이다가 명절인 지난 9월 2주차부터 이용자가 몰리기 시작했다.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식료품·비주류음료의 소비지출이 전년 동월 대비 5.4% 줄었다는 점에서 나타나듯, 9월 초에는 원래 떨어지는 분위기였다. 10월 초 개천절이 낀 연휴 특수로 이용자가 정점을 찍은 후 원래대로 돌아가다 10월 중순에 SPC 계열 공장에서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여파로 불매 운동이 시작되면서 이용자 수가 급감한 바 있다.
검색량 지표도 반등
…온라인 여론도 긍정적으로 전환
공식 상호인 '파리바게뜨'에서는 관련 검색어가 다양하게 나타나지 않아 소비자들이 혼동하여 사용하는 '파리바게트'로 검색한 결과, 기간 설정을 최근 30일로 설정했을 때는 '파리바게트 불매'가 급상승 검색어로 나타나지만 지난 7일로 설정할 경우 급상승 검색어 1위는 '해피 오더', 2위는 파리바게트 케이크 예약', 3위는 '파리바게트 크리스마스' 등 파리바게뜨 제품과 관련된 키워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소셜 빅데이터 플랫폼인 썸트렌드에서도 시간이 갈수록 불매운동이 누그러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썸트렌드에서 파리바게뜨의 긍·부정 단어 순위변화를 살펴보면 11월 1주차 1위에서 3위는 '불매', '안타깝다'. '좋지않다' 등이 차지하며 부정적인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2주차에는 '달다', '불매', '맛있다' 순으로 다소 상반된 분위기의 단어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11월 3주차에는 다시 '불매'가 1위를 기록했으나 2위에는 '맛있다'가 나오기도 했고, 11월 4주차에는 '맛있다'가 2위인 '불매'를 제치고 다시 1위를 탈환하는 등 온라인 여론도 불매운동보단 파리바게뜨에 대한 호감도를 표시하는 키워드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1월 4주차 4위에는 '배달 가능하다'라는 키워드가 올라오면서 배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예상보다 저조한 불매운동
크리스마스·연말 특수도 있어
이미 지난달 한 온라인 카페에는 사람들이 길게 대기줄을 만든 사진과 함께 '불매운동 무색한 긴 줄 보이는 제주공항'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파리바게뜨 제주공항점에서 한정 판매하는 '마음 샌드'를 사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에선 불매 운동 여파 없이 매출이 여전하다는 점포도 있었다.
특히 연말이 될수록 케이크 등 베이커리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해피포인트 등 앱 이용자 수도 늘어난 그간 추이를 감안하면 12월에는 보다 두드러진 반등세도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파리바게뜨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불멍가습기, 파티빔, 3단 트레이 등 굿즈와 크리스마스 케이크 20종을 내놓으면서 발길을 끊었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PC가 베이커리 시장에서 가지는 점유율을 생각하면 빵 자체를 끊어야하는 수준으로 SPC 제품을 안 사는 게 더 힘들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라면서 "불매운동의 편의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리바게뜨나 SPC 불매운동이 제한적인 것도 납득이 간다"고 진단했다.다만 SPC 내부에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이 나온다. 회복세가 다소 있다 한들, 일부를 제외한 상당수 오프라인 매장은 손님이 없어 점주들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SPC 관계자는 "블라인드에서는 '어디 가서 SPC 다닌다고 요즘 말도 못 한다'는 반응도 나온다"면서 "SPC는 가맹점주협의회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점주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현보/김세린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