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루사일의 기적' 남긴 사우디 르나르 감독 "다음은 아시안컵"

'루사일의 기적'에도 결국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르베 르나르(54·프랑스) 감독은 다음 목표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르나르 감독은 1일(한국시간) 조별리그 C조 최종 3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한 후 취재진에 "아시안컵 준비를 위한 시간이 있다.그 대회를 우승하고 다음 월드컵 예선을 돌파하는 게 우리 목표"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 경기에 지면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르나르 감독은 "멕시코가 더 나은 팀이었다"며 "오늘 우리가 이길 자격은 없었다.그래도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린 최선을 다했다.

우리가 함께한 순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사우디아라비아는 같은 경기장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격파하며 월드컵 역사에 꼽히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사우디에서는 정부가 승리를 자축하는 취지로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임시공휴일로 선포할 정도로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었다.

그러나 이후 폴란드, 멕시코에 연달아 덜미를 잡혔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월드컵 16강에 오른 건 1994년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루사일의 기적'을 연출하며 축구 팬들을 열광케 한 르나르 감독은 "누구도 우리가 이런 성과를 낼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번 월드컵처럼 카타르에서 열리는 다음 아시안컵은 아직 대회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현지 기온 때문에 보통 대회가 열리는 6∼7월이 아닌 2024년 1∼2월로 개최 시기를 조정해야 할 수 있다.

먼저 탈락한 개최국 카타르의 펠릭스 산체스 감독도 곧바로 아시안컵 준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직전 대회인 2019년 아시안컵에서 다수의 귀화 선수를 앞세워 8강에서 한국, 4강에서 아랍에미리트,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96년 마지막으로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한국은 초대 1956년 홍콩 아시안컵과 안방에서 열린 2대 대회에서 정상에 섰으나 이후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