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강 교촌 회장, 45개월만에 복귀…"100년 글로벌 기업 만들 것"

권 회장 "상생·정도·책임경영" 강조
미주·동남아시아 등 해외 공략
교촌치킨 소스 활용한 간편식 개발
교촌F&B(교촌치킨)을 창업한 권원강 교촌그룹 이사회 의장이 다시 회장 자리에 올랐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지 3년9개월만의 복귀다.

교촌그룹은 1일 권 의장이 회장으로 취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권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상생·정도·책임경영을 해야한다”며 “이 가치들 위에 세워질 새로운 비전과 성장 동력을 제시해 인재들이 오고 싶어하는 100년 글로벌 식품생활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권 회장은 지난 2019년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롯데 출신 소진세 교촌F&B 회장이 그룹을 이끌었다. 권 회장은 올 3월부터 이사회 의장 자리를 맡아왔다.

이번 권 회장의 경영복귀는 교촌의 대내외적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 이후 배달수요가 줄고 금리인상과 원재료비 상승으로 본사 뿐 아니라 가맹점주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경쟁 치킨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과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것도 교촌에 자극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권 회장은 취임과 함께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공개했다. ‘세계인의 맛을 디자인하는 글로벌 식품라이프스타일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G(글로벌), S(소스), E(친환경), P(플랫폼) 등 4가지 핵심 키워드를 제시했다.이를 바탕으로 교촌그룹은 미주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교촌의 핵심 기술인 소스를 글로벌 전략 식품 비즈니스로 육성키로 했다. 교촌 만의 레드소스, 간장마늘소스, 허니소스 등 31년간 집적한 소스 생산 노하우를 미래 핵심 먹거리 사업으로 키운다는 게 교촌의 목표다. 가정용 소스와 소스를 활용한 간편식 등 제품을 론칭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신사업 발굴을 위해 기업형벤처캐피털(CVC) 설립해 벤처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국내외 푸드테크 관련 다양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사내 벤처 육성에도 나선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