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한 포스코 계열사, 유일 호재는 "민폐노총 손절"

현장에서

강경민 산업부 기자
포스코그룹의 강판 생산업체인 포스코스틸리온은 포스코 계열사 중에서도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은 1432억원으로, 전년(169억원) 대비 8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영업이익이 소폭 줄긴 했지만 경쟁 업체들보다는 상황이 좋다. 하지만 주가는 딴판이다. 작년 6월 주당 8만8000원이었던 주가가 올 10월엔 2만원대 중반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배로 동일 업종 경쟁사들보다 훨씬 더 낮다.

이랬던 포스코스틸리온 주가가 이틀째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1일도 전날 대비 12.3% 오른 4만4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유가 뭘까. 한국경제신문이 ‘포스코, 민주노총 탈퇴 눈앞’ 기사를 단독 보도(11월 30일자 A1, 2면)한 날부터 ‘랠리’가 시작됐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전날까지 한 달 동안 주당 2만9000원대에서 보합세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특별한 재료도 없었다. 증권가에선 포스코지회가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한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소액주주들이 활동하는 종목 게시판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 주주는 게시판에 “포스코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하면서 ‘노조 리스크’가 사라지고 날아오를 시간만 남았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 대열에 가세했다. 원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포스코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직후 주가 급등은 민노총에 대한 개미 투자자들의 평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폐 노총’ 손절이 민심”이라고 덧붙였다.

근로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조의 역할을 깎아내리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기업과 투자자들이 포스코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는 점은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정치 투쟁만 일삼는 민주노총의 행태에 국민들이 환멸을 느끼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기 때문이다. 8일째 이어진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강경 파업이 과연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는지도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