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독일·이탈리아·멕시코 없는 낯선 16강전…'36년 만이네'

'열사의 땅' 중동에서 최초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의 16강 대진은 무척 낯설게 다가온다.

대진표에서 16강 단골팀인 독일, 멕시코, 이탈리아의 국기를 모두 찾아볼 수 없다.이탈리아가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어도 독일, 멕시코가 조별리그에서 나란히 탈락한 것은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던 두 나라의 시대가 저물었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1라운드 조별리그 이후 2라운드가 현행 16강 토너먼트로 정착한 때는 1986년 멕시코 대회다.

이후 독일, 멕시코, 이탈리아 세 나라 중 한 나라도 없는 16강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이 처음이다.독일과 이탈리아는 브라질(5회) 다음으로 많이 월드컵에서 4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나라이고, 멕시코는 7회 연속 16강에 진출했기에 세 나라의 동반 몰락은 더욱 시선을 끈다.
멕시코는 폴란드에 골 득실 차에서 한 골 밀려 C조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일본에 덜미를 잡힌 독일은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E조 3위로 퇴장했다.독일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우승하고 1986년 멕시코 대회와 2002년 한일 대회에서 준우승하는 등 30년 넘게 월드컵을 지배하다가 2018년 러시아 대회부터 궤도를 이탈했다.

우리나라에 0-2로 져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더니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일본에 1-2로 패한 뒤 고전한 끝에 쓸쓸히 짐을 쌌다.

독일이 월드컵 역사에서 2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건 최초다.4년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중요한 게 아니라 본선 16강 이상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 멕시코 역시 카타르에서 쓴맛을 봤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폴란드와 0-0으로 비기고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2로 져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게 컸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 우승한 이탈리아는 '월드컵 우승국 징크스'의 대표 표본이 됐다.

우승한 나라가 다음 대회에서는 이변의 제물이 되거나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는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이탈리아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와 2014 브라질 대회에서 2회 연속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하더니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대회에서는 유럽 지역 예선 통과 조차 못하며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