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사범 1488명 기소…이장우‧오영훈 등 재판행

직전 지방선거보다 10% 감소
당선자 중에선 134명 기소

6개월 공소시효 쫓겨 또 ‘벼락치기’ 수사
11월 이후에만 검찰에 600여명 송치·송부
“공소시효 없애거나 1~2년으로 늘려야”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장우 대전시장, 오영훈 제주지사 등 총 1488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일 대검찰청은 공소시효 만료일인 이달 1일까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사범’과 관련해 총 3790명을 입건해 1488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제7회 지방선거 때보다 입건 인원(9.9%)과 기소 인원(19.9%) 모두 줄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대통령선거 직후 실시된 선거다보니 후보자들간 경쟁이 뒤늦게 시작된 점 등이 이번 지방선거 사범이 줄어든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당선자 중에선 이장우 대전시장, 오영훈 제주지사, 하윤수 부산교육감, 서거석 전북교육감 등 134명이 기소됐다. 직전 선거(139명) 때보다 다소 줄었다. 이 시장은 선거기간이 아님에도 확성장치를 사용해 선거운동을 했다는 혐의 등으로 지난달 22일 불구속 기소됐다. 오 지사는 여러 단체에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도록 기획하고, 공약 홍보비용을 비영리법인에 부담시킨 혐의로 지난달 23일 재판에 넘겨졌다. 하 교육감과 서 교육감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지난달 25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허위사실 공표 등 흑색선전으로 적발된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흑색선전으로 입건된 사람은 1172명으로 전체 입건자의 30.9%를 차지했다. 금품선거(999명·26.4%), 부정 경선운동(277명·7.3%) 등이 그 뒤를 따랐다. 검찰은 특히 직전 지방선거 때보다 부정 경선운동 사범이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제7회 지방선거와 관련한 부정 경선운동 사범은 85명(2.0%)에 불과했다. 경선 승리가 당선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다보니 여론조사에 대한 거짓응답 유도, 휴대전화 요금청구 주소지 허위 이전 등 각종 불법행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법조계에선 선거범죄 공소시효가 6개월에 불과하다보니 상당수 사건이 시간에 쫓겨 막판에 처리되는 일이 또 한 번 반복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사범 중 600여명이 공소시효 만료를 1개월 앞둔 지난달 이후에야 송치‧송부됐다. 대검 관계자는 “초동수사 단계부터 신속한 강제수사와 치밀한 법리 검토가 필요한데 수사지휘권 폐지로 경찰 수사단계에선 검사가 사건에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선거사범) 공소시효를 전면 폐지하거나 1~2년으로 연장해 최소한의 수사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선거범죄 수사를 위해 앞으로 경찰과 공소시효 만료 3개월 전까지 수사할 사항과 어떤 법령을 적용할 지에 대한 의견을 서로 교환하는 것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경찰이 수사한 지 3개월 안에 사건을 의무적으로 송치송부하도록 하거나 구체적 수사상황을 반드시 사전 통보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건의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