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시위' 촉발 中 우루무치 봉쇄 완화…상업시설 영업 재개

대중교통도 정상화…장기 봉쇄에 성난 민심 달래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의 단초를 제공한 신장 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가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나섰다.
우루무치 방역당국은 2일 브리핑에서 "전염병 예방과 통제가 지속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저위험 지역의 상업 활동을 질서 있게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조건 아래 저위험 지역 쇼핑센터, 대형 슈퍼마켓, 호텔, 식당, 스키장 등 상업 시설의 영업을 순차적으로 재개시키기로 했다.

또 외부 접촉을 차단하는 폐쇄 루프 방식으로 생산 시설의 인력 복귀와 조업 재개 속도를 높이고, 이 과정에서 직면하는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아울러 45개 고위험 지역을 저위험 지역으로 조정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생필품을 판매하는 소형 슈퍼마켓 등이 문을 열었고 공항이 정상화됐으며, 1일부터는 시내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과 일부 노선 열차 운행이 재개됐다.

지난달 29일에는 저소득층에 300위안(약 5만6천원)의 일회성 보조금을 지급하고 공공분야 일자리 제공을 약속하는 등 장기 봉쇄에 성난 민심 달래기에도 나섰다. 우루무치를 비롯한 신장의 대부분 지역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지난 8월부터 3개월째 주민 외출 금지 등 엄격한 봉쇄 조처가 내려졌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수개월째 외출을 막으면서 생필품을 공급하지 않아 굶어 죽을 지경"이라거나 "중증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못하고 약도 못 받는다"는 원성이 잇따랐다.
지난달 1일 신장의 격리 병원에서 8일 동안 수용됐던 60대 코로나19 감염자가 숨지자 병원 이송 등 구호 조처가 미흡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4일 우루무치에서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고층 아파트 화재가 방역 장기화에 지친 중국인들을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됐다.

방역 통제를 위해 설치한 시설물 때문에 진화가 지연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상하이에서 희생자 추모 시위가 열린 것을 계기로 광저우, 베이징, 우한 등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가 확산했다.

우루무치 당국은 화재 발생 이틀 뒤인 지난달 26일 '사회면 제로'(봉쇄 구역 밖에서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 것) 목표가 달성됐다며 3개월간의 봉쇄를 마치고 주민 생활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