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항암 치료 중인데 고기·회 괜찮을까요?

"균형 잡힌 식사로 좋은 영양상태 유지하는 게 최선"

암 환자에게 음식은 늘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더욱이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라면 이런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의료진들에게는 어떤 음식을 먹고, 먹지 말아야 하는지를 궁금해하는 환자와 보호자의 질문이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의사들의 답변은 대체로 간단하다. 암을 치료하는 특별한 식품이나 영양소는 없는 만큼 균형 잡힌 식사로 좋은 영양상태를 유지하라는 것이다.
물론 음식 섭취 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있다.

3일 대한종양내과학회 소속 전문의들에 따르면 만약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 후 백혈구 수치 감소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음식에 들어있는 박테리아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음식물을 꼭 익혀 먹는 게 좋다.

특히 회, 굴, 조개, 대합류 등은 날음식으로 먹지 않아야 한다.

전갈류, 게장 등의 발효식품도 가급적 피해야 할 음식이다. 물도 되도록 끓여 먹는 게 좋겠지만, 시판 중인 생수 대부분은 감염 위험이 매우 적어 안전하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고기는 가리지 않고 먹는 게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

단백질은 저장되는 영양소가 아닌 만큼 암 치료 중에는 고기 섭취를 통해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하는 게 바람직하다.

고기는 식사 때 위주로 계란 또는 생선류와 함께 곁들여 먹는 게 권고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영진 교수는 "암에 걸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는 식욕 감소와 음식 섭취의 어려움 등으로 영양이 결핍돼 회복이 늦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암 치료 중이라면 적색육, 백색육 등을 가려먹기보다는 무엇이든 잘 먹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채소와 과일도 적극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채소와 과일에는 항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카로티노이드류, 엽산, 비타민C, 비타민E, 피리독신, 셀레늄, 쿼세틴 등이 들어있고 그 밖에도 식이섬유소, 파이토케미컬과 같은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영양팀 서승희 임상영양사는 "항암치료 중에는 두부, 계란, 생선, 살코기 등의 단백질 식품과 채소를 고루 곁들여 하루 세 끼 식사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채소와 과일은 정제하거나 즙을 낸 것보다는 반찬과 간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더욱 좋다"고 말했다.
다만 감염을 예방하려면 위생적인 음식물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구매 전 식품의 유통기한을 꼭 확인하고, 간 고기를 살 경우에는 직접 갈아주는 곳에서 사는 게 좋다.

고기를 가는 과정에서 고기의 표면적이 넓어져 박테리아 등에 오염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유영진 교수는 "항암치료 후 메스껍고 밥 냄새가 역겨울 때는 국수나 라면 등 입맛이 도는 음식을 먹어도 좋고 빵이나 비스킷 등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단백질과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부족할 수 있는 만큼 다른 음식도 함께 곁들여 영양분이 고루 섭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