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때 1400억 역발상 투자한 투썸플레이스 "이젠 퀀텀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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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5일 투썸플레이스 20돌코로나19 이후 영업 제한 조치를 받았던 외식·프랜차이즈업계는 지옥과 같은 시기를 보냈다. 그 기간 조용히 '퀀텀점프'를 준비하며 사상 최대 투자금을 쏟아부은 프랜차이즈 기업이 있다. 오는 5일 설립 20주년을 맞은 투썸플레이스다.
이영상 사장 "사상최대 투자 쏟아부었다"
IT에 200억 투자.."성공 상권 90%이상 맞혀"
"판매채널 확대..디저트 수출 추진"
이영상 투썸플레이스 사장(사진)은 "최근 3년간 1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앞으로 20년 이상 지속가능한 성장 발판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신공장 100% 가동..커피 두배 생산능력 확보
이 사장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7월 준공한 신공장이 이제 100% 가동단계에 들어갔다"며 "기존보다 케이크는 50%, 커피는 두 배 많은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투썸플레이스는 충청북도 음성에 위치한 1만9800㎡(6000평) 부지에 400억원을 투입해 디저트 생산과 커피 로스팅 시설, 연구개발실 등을 갖춘 '어썸 페어링 플랜트'를 지었다. 전라북도 정읍 디저트 생산시설인 '어썸 디저트 플랜트'도 120억원을 투자해 최근 증설을 마쳤다.
이 사장은 "위탁생산하던 물량까지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게 되면서 원가 경쟁력과 품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며 "극성수기인 성탄시즌에 100만개 이상 홀케이크 공급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코로나19가 터진 2019년부터 설비투자와 정보기술(IT), 가맹점 지원 등에 총 1400억원을 투자했다. 본사 기준 지난해 매출 4141억원의 33.8%. 영업이익 351억원의 네 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 사장이 "미친듯이 쏟아부었다"고 표현할 정도다.
직영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를 제외하고 고급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선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이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빅데이터·IT에 과감한 투자
특히 다른 브랜드보다 압도적으로 투자를 강화한 부분은 IT다. 최근 3년간 200억원을 투입했다. 금융권의 데이터사이언스 전문가를 영입한 데 이어 10명의 빅데이터팀을 별도로 꾸렸다.이 사장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소비 패턴 분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고 자부한다"며 "시간, 지역, 주변업종, 주거환경 등 다양한 변수에 따른 소비 패턴을 분석해 매장별로 맞춤형 공급·마케팅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권 분석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대형 매장 위주의 투썸플레이스는 출점 전략이 가맹사업 성패의 핵심이다. 이 사장은 "기존에는 개인 능력에 좌지우지 됐던 상권 분석 노하우를 시스템화 했다"며 "매출이 오르는 상권을 90% 이상 맞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기간동안 가맹점들이 쓰러지지 않도록 총 45억원을 투자한 것도 지난 해 커피 프랜차이즈 중 유일하게 두 자릿 수(13.3%) 매출 증가율을 이룬 밑거름이 됐다.
"대형마트·편의점 시장도 공략"
투썸플레이스 매장은 매년 150개 가량씩 늘어나 11월 기준 전국에 1548곳에 이른다. 이 사장은 앞으로 프랜차이즈 매장 뿐 아니라 판매 채널 다양화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그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 '에이리스트' 브랜드로 커피와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 판매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도 모색키로 했다. 우선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케이크 등 디저트 수출을 추진한 뒤 스틱커피, 컵커피(RTD)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사장은 "이탈리아 유명 브랜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커피의 맛과 품질을 확보했다"며 "내년에 경기가 더 어려워지더라도 단기적 성과보다는 지속가능한 경영에 중점을 두고 투썸플레이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썸플레이스는 20년간 주인이 세 번 바뀌었다. 2002년 CJ푸드빌 사업부로 시작된 투썸플레이스는 2019년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PEF)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올초 미국계 PEF 칼라일그룹이 투썸플레이스의 새 주인이 됐다. 2019년 앵커PE가 발탁한 이 사장은 최대주주의 손바뀜에도 자리를 지켰고 시설 투자도 차질없이 완료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1962년생으로 연세대와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한 이 사장은 AIG손해보험과 오비맥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쳤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