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학습결손…고교 하위권 학생 성적 대폭 하락

코로나 후 방과후학교 참여 줄고 게임 시간 늘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고등학생들 모습. 사진=뉴스1

코로나19 이후 고등학생 수학 성취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위권의 성취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교육과정 평가연구에 실린 '코로나19를 전후한 고등학생 수학 성취도 변화 : 실태 및 영향요인' 논문을 보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고등학생들의 평균 수학 척도 점수는 2019년 148.42점에서 2020년 146.68점으로 1.74점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척도 점수는 각기 다른 해의 시험을 본 집단의 점수를 비교할 수 있도록 환산한 점수다. 두 시험의 난이도 차이 등 다른 요인의 영향 없이 집단의 능력 차이만 파악하기 위해 활용된다.

상위권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하위권에서 성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의 평균 척도 점수는 2019년 171점, 2020년 172점으로 1점 차이에 그쳤고 상위 50% 평균 척도 점수 역시 150점에서 149점으로 1점 낮아졌다.

이에 비해 하위 10% 평균 척도 점수는 2019년 122점에서 2020년 113점으로 9점 떨어졌다. 통계 분석 결과 척도 점수가 낮은 학생일수록 코로나19 후 학업 성취도 하락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살펴보면, 2020년은 전년에 비해 방과후학교 참여 시간이 줄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임 등 오락 목적의 전자기기 사용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이 확대된 가운데 가정에서 무절제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컴퓨터 게임으로 시간을 보낸 하위권 학생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논문을 작성한 김경근 고려대 교수 등 연구진은 "코로나19가 하위권 학생들에게 완충 지대 역할을 해왔던 학교 교육의 기능을 마비시킴으로써 하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심각한 학습결손 문제가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증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단계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초학습 부진 학생을 위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