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사랑이 떠나간 자리

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출처:네이버 영
<프롤로그>
길거리 가득 쌓인 낙엽 위를 걷다 보면 지나간 사랑의 추억이 아련히 피어오른다.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도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이별이 찾아오고 사랑했던 순간에 축적된 추억은 사랑이 떠난 빈자리에 오랫동안 남아 반추하게 된다. 영화<추억(The way we were), 1973>에서는 서로 사랑했지만 사회적 이념과 삶의 방식이 달랐던 연인은 결국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며 헤어지게 된다. 힘든 삶 속에서 사랑은 유일한 위안이고 살아가는 원동력이기에 아픈 이별 뒤에도 살아가는 여정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그래서 사랑은 생명이 있는 한 계속 되어야만 한다.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줄거리 요약>
정의감과 정치적 신념이 강했던 케이티( 바바라 스트라이샌드)는 자신과는 많이 다른 자유롭고 낙천적인 성격의 허블(로버트 레드포드)에게 깊은 호기심을 가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연인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사회 운동가인 케이티와 자유로운 시나리오 작가인 허블은 서로 사랑하지만 너무나도 다른 신념까지 받아들일 수는 없었고 결국 다름을 인정하고 아픈 이별을 선택하게 된다. 시간이 흐른 뒤 우연히 만난 그들은 여전히 아름다웠던 추억이 가슴속에 남아 있음을 눈빛으로 교감한다.
[이 영화는 바바라 스트라이샌드가 부른 노래로 아카데미 주제가상과 음악상을 수상했다]
출처:네이버 영
<관전 포인트>
A. 케이티와 허블은 어떤 사람인가?
@케이티: 대학 시절부터 반전 운동과 정치에 관심이 많고 국제 정세에도 해박하여 열정적인 사회 운동가로 활동하며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은 자신의 신념을 절대 굽히지 않는 복잡하고 고집스러운 성격의 맹렬 여성이다.
@허블: 제2차 세계 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서클활동과 스포츠 그리고 각종 사교활동을 통해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는 자유주의자적 성격의 부유하고 잘생긴 청년이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냉정함을 지니고 있다.
B. 두 사람이 가까워지게 되는 과정은?
두 사람은 무척이나 다른 배경과 사상을 가지고 있어 절대 어울릴 수 없는 듯 보였지만 서서히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모습에 강력한 호기심이 발동된다.
@카페에서의 만남: 케이티가 일하는 카페에 들린 허블이 친구들과 신문기사에 난 국제 정세를 비웃는 대화를 하자 케이티는 그들에게 역겨움을 표시하자 허블은 그녀의 까칠한 성격에도 유머감각을 가지라고 충고해 준다.
@길가 맥줏집에서의 만남: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던 허블은 일을 마치고 지나가던 케이트를 발견하고 자신의 영역으로 건너오라고 손짓하게 되고 그녀의 풀어진 구두끈을 매주는 자상함에 케이티는 항상 웃는 허블의 얼굴과 행동에 가슴이 설레게 된다.
@졸업 후 만남: 졸업 후 뉴욕의 방송국에서 일을 하던 케이티는 우연히 들린 카페에서 만취한 해군 장교복을 입은 허블을 발견하고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같이 하룻밤을 보내며 코 골며 자는 그에게 특별함을 느낀다.
@허블과의 재회: 얼마 후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허블이 방을 구하지 못해 케이티에게 전화하자 케이티는 설레는 마음에 꽃도 사고 음식도 준비하면서 그와 첫 로맨틱한 밤을 보내게 된다.
C. 허블이 결정적으로 케이티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뉴욕에서의 우연한 만남에서 케이티는 허블이 쓴(A country made of ice cream)이라는 책에 대해 칭찬하며 타자기를 선물하고 본격적으로 극작가가 되어 보라고 격려한다. 평소 자신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했던 허블도 재능을 알아주는 케이티에게 호감이 생기며 이성으로 받아들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D. 두 사람의 이별 과정은?
서로 사랑했지만 사회적 이념과 삶에 대한 가치관이 달랐던 두 사람에게 이별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게 된다.
@첫 번째 이별: 뉴욕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친구들과의 파티에도 참석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루스벨트 대통령을 조롱하는 친구들의 대화를 들은 케이티가 흥분하여 큰소리로 비난하게 되자 당황한 허블은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여자임을 깨닫고 이별을 통보한다. 하지만 케이티의 사랑은 너무 깊어 허블에게 간절하게 사과하면서 그들은 다시 합치게 되며 본격적인 동거에 들어가고 임신도 하게 된다.
@마지막 이별: 시간이 흘러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던 케이트는 급진주의자로 몰려 정부로부터 감시를 당하게 되고 연인이자 극작가인 허블의 작품까지도 검열이 들어오게 되면서 창작활동에까지 지장을 받자 두 사람은 서로의 갈 길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결국 이별을 선택하게 된다. 허블은 케이티가 딸을 출산하는 날까지 돌보다가 자신의 길로 떠나게 된다.
E. 시간이 흐른 후 우연히 만나게 되는 장면은?
시간이 흐른 후 뉴욕의 길거리를 지나던 허블은 여전히 반전 운동 전단을 뿌리는 케이트와 조우하게 된다. 두 사람은 담담하게 웃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지만 눈동자에는 과거 사랑했던 순간의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그들 곁을 스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시는 기약할 수 없는 작별의 인사를 건넨 두 사람은 각자의 삶 속으로 사라진다.
출처:네이버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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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설렌 가슴으로 시작된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적인 문제가 섞이면서 실망과 좌절을 겪게 되기도 한다. 성숙한 연인들은 그런 시련을 통해 더 강하고 슬기롭게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을 키워나가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런 위기를 감당하기 힘들어 이별을 선택하기에 이르고 삶의 원동력이 됐던 사랑의 기억 속에서 오랜 시간 방황하기도 한다. 사랑과 이별을 피할 수 없는 우리는 언제나 삶의 울타리에 사랑이 머물도록 용기와 열정을 다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서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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