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공정한 평가, 설계인가? 운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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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평가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
평가 시기를 앞두고 인사 부서에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평가 설문을 실시했다.
평가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긍정응답율이 팀원 계층은 전부 0%였다. 팀장과 임원도 30% 수준으로 높지않았다. 인사 부서는 팀원 계층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팀원들이 평가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① 개인의 역량과 성과 보다는 상사와 관계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② 1년 내내 피드백이나 면담 한 번 없었다.
③ 목표를 수립하지 않았는데, 무슨 근거로 평가를 하는가?
④ 평가자에게 팀원들이 1년 동안 무슨 일을 어떻게 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 기록이 없다.
⑤ 결과를 정해 놓고 형식적 서류 작업만 하는 것 같다.
⑥ 승진할 사람에게 밀어 준다.
⑦ 저성과자가 아닌 이상 팀의 고참에게 좋은 평가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⑧ 핵심부서라고 하면서 상대평가를 한다. 타 부서 보다 성과가 높은데 보상은 낮다.
⑨ 꼭 필요한 인재라고 영입하고 기간이 부족하다고 보통 등급을 부여한다.
⑩ 수 많은 수명 업무를 수행했는데, 년초 목표에 없는 일이라고 평가에 포함되지 않는다.
평가, 어떻게 공정하게 할 것인가?
보고를 받은 CEO는 평가의 공정성을 50% 이상 올리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인사부서는 먼저 평가 제도 전반을 개선하기로 했다. 인사팀, 현업 조직장, 주니어 보드를 중심으로 별도 T/F를 구성하여 1개월의 기간을 주었다. 무엇이 문제점인가는 알고 있었으나, 제도 설계의 결과는 상대 평가에서 절대 평가, 평가 프로세스의 구체화, 평가에 따른 보상 연계 강화가 결과물이었다.보고를 받은 CEO는 T/F 구성원을 모아 3가지 질문을 하였다.
첫째, 회사가 도전적 목표를 부여하여 전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그 결과에 수긍할 것인가? 반대로 전원 A(우수) 등급 이상인데, 회사는 당기 순 손실이라면 등급에 맞는 보상을 할 것인가?
둘째, 절대평가의 상황에서 낮은 등급을 부서장이 부여할 것인가? 갈수록 관대화 현상이 심화될 것인데 대책이 있는가?
셋째, 평가 제도의 설계만 했다고 공정성이 확보된다고 확신하는가? T/F 구성원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사장은 외부 전문가의 지원을 받아 제대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의 설계만으로는 불가능하다.
현업 조직장의 공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와 실천이 우선되어야 한다. 구성원들도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목표와 일과 역량의 결과물 중심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 제도의 공정성 확보 방안으로는 평가 결과의 본인 공개, 평가 목표 설정부터 매월 업적과 역량에 대한 결과물 중심의 발표와 면담 기록, 평가 이의제기 제도, 조직장 워닝제도, 2등급 이상 차이 시 소명 제도, S(탁월)등급 공적서와 D(미흡) 등급에 대한 사유서 제출, 평가위원회를 통한 최종 결정과 같은 제도를 마련할 수 있다.
평가 운영의 공정성을 위한 방안으로는
① 평가 프로세스별 시기와 내용의 숙지와 철저한 운영이 기본이다.
② 목표의 조직장 부여와 피평가자와의 협의
③ 실행과제 중심의 목표 설정과 실행과제별 실행계획 수립 후 구성원 전원 발표 실시
④ 최소 월별 업적과 역량에 대한 조직별 전원 발표 실시
(생산과 영업처럼 팀별 인원이 많은 경우 파트별 실시 또는 일정 직급 이상만 실시)
⑤ 월 1회 이상의 조직장 면담 필수 운영
⑥ 목표에 대한 월별 조정(단, 목표를 낮출 경우, 평가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야 함)
⑦ 역량 평가의 항목별 객관성 확보
⑧ 평가 결과의 개인별 피드백
⑨ 최종 평가 위원회에 S등급 추천제도 활용
⑩ 1차와 2차 평가자의 권한 보장 등이 있다.모든 구성원을 만족시키는 평가 제도는 없다.
년말 평가가 끝났을 때, 피평가자들이 3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
첫째, 금년 조직장 덕분에 더 도전적인 목표를 수행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감사한다.
둘째,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배우는 계기가 되었고, 역량이 많이 향상되었다.
셋째, 내년에 더 높은 목표를 수립하여 성과를 내겠다. 계속 지도해 달라.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평가 제도의 설계와 운영이 되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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