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충격 따른 국제분쟁 늘것…건설·조선·금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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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태평양 국제중재팀 인터뷰
원자재값 상승·부동산 경기 악화
건설사 등 추가비용 두고 갈등 예상
반도체 등 첨단기술서도 분쟁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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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재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왼쪽·사법연수원 38기)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예상했다. 그는 “계약을 맺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경제 상황이 펼쳐지면서 당사자들이 이해득실에 따라 유리한 방식대로 계약내용을 해석해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인플레이션 영향을 크게 받는 건설·조선·금융 등의 업종에서 분쟁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김 변호사는 “건설업을 예로 들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부동산 경기 악화로 향후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발주사로선 되도록 여러 가지를 문제 삼아 추가공사를 요구해 완공시기를 미루고 싶을 것”이라며 “해외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한 추가비용 책임 소재 등을 두고 시공사와 갈등을 빚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로펌의 김상철 변호사(오른쪽·변호사시험 1기)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등 첨단기술 산업에서 분쟁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호황기 때는 문제 삼지 않았던 내용이었는데 최근 ‘기술 침해’라며 다투는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기업간 생존경쟁이 더 격해진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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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외국 투자자의 ISDS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데 대해선 “국가 경제 규모가 커진 이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ISDS는 총 10건이며 이 중 6건은 아직 결론이 안 난 채 진행 중이다. 김우재 변호사는 “경제 성장과 함께 외국인 투자 유치도 활발해지면서 ISDS 발생 위험도 함께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철 변호사도 “일부 행동주의 펀드는 분쟁 조짐이 가시화되기 전부터 전략적으로 ISDS를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분쟁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선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뤄졌다는 것을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김우재 변호사는 “정부나 기업이 의사결정을 할 때 왜 그렇게 했는지, 관련 계약서 내용을 준수한 것인지, 어떤 법적 근거가 있는지 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