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선방하는 학세권…거래 실종에도 3040 실수요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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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3
학세권 아파트 꾸준한 거래
7~10월 아파트 거래
30~40대 비중이 절반
학교·학원가 인근 선호
3분기 모집 공고 113곳
1순위 마감 19곳 불과
대부분 학세권 분류
전북 마동엔 '웃돈'
대전 둔산동 소폭 하락
서울 길동·울산 신정동
학세권 분양도 잇따라

‘거래 실종’ 국면에도 3040 수요 ‘탄탄’

건설사들이 30~40대 수요자를 아파트 시장의 ‘큰손’으로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건설사 분양 관계자들은 “30~40대 수요자들이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가 학세권 여부”라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 단지 인근에 초·중·고교가 있어 도보로 통학이 가능한 입지를 선호한다는 얘기다. 또 학원·독서실 등 교육 시설이 인접해 있으면 아파트 단지의 매력도가 더 상승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법상 학교 인근엔 술집·모텔·나이트클럽·도박장 등 유해시설이 들어서지 못하는 것도 학세권 아파트 단지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당분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학세권 아파트 단지는 끊이지 않고 수요가 몰리는 스테디셀러”라며 “부동산 시장이 주춤할 땐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데 중장기적으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스테디셀러에 실거주뿐 아니라 투자 목적의 수요도 유입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락장에서도 집값 하락 폭 작아
이 같은 분위기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올 3분기 전국에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낸 아파트 단지는 총 113개다. 대출금리 부담에 수요자들이 몸을 사리면서 1순위 마감에 성공한 아파트 단지는 19개에 그쳤다. 이 중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 오송역 서한이다음 노블리스, 창원자이 시그니처, e편한세상 서면 더센트럴 등 14개는 대표적인 학세권 아파트 단지로 분류된다.매수세가 쪼그라들면서 올 들어 분양시장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 거래가 잇따르고 있지만 학세권 아파트 단지의 경우 여전히 웃돈이 붙기도 한다. 전북 익산 마동에서 지난해 분양해 2025년 입주하는 익산자이 그랜드파크(전용면적 84㎡ 기준)는 지난달 초 4억4166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됐다. 3억9000만원대 후반인 분양가에 비해 10% 이상 웃돈이 붙었다. 이 아파트 단지는 근처에 이리초·익산지원중·이리고 등이 있다.
건설사들도 학세권 아파트 단지를 선보이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GS건설은 이달 서울 강동구 길동에 신동아 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강동 헤리티지 자이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신명초·신명중을 도보로 이용 가능하고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인 배재고와 특수목적고등학교인 한영외국어고가 가깝다. 명일동 학원가도 단지 인근에 있다. 신세계건설은 울산 남구 신정동에 빌리브 리버런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단지 인근엔 월봉초·강남고가 자리하고 있으며, 입시학원이 몰려 있는 삼산학원가와도 가깝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시장 조정기에도 자녀의 안전과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학세권 아파트 단지를 찾는 수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30~40대 수요자층을 갖춘 아파트 단지는 부동산 시장 회복 국면에서 상승 폭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