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도 방역완화 첫 시사…中 '위드 코로나' 빨라진다

"오미크론 덜 치명적…규제 풀것"
베이징 등 필수 PCR 검사 폐지
백신 접종률 낮아 사망자 늘 수도
베이징 등 중국 주요 도시가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잇달아 완화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추가 해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위드 코로나’ 전환이 더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베이징은 5일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지난 3일 발표했다. 이제까진 ‘2일 이내 음성’ 결과가 있어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었다. 또 상당수 쇼핑몰과 백화점도 이런 제한을 없앴다.톈진 충칭 광저우 선전 청두 등 주요 대도시가 베이징처럼 대중교통 이용 시 PCR 검사 음성 결과 제출 의무를 폐지했다. 또 광저우 선전 청두 충칭 선양 정저우 등은 공공장소 출입 시에도 음성 결과를 확인하지 않기로 했다.

중국이 PCR 검사를 완화하는 것은 최근 나온 위드 코로나 정책 중 가장 파급력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그동안 ‘제로 코로나’를 달성하기 위해 1~3일에 한 번은 PCR 검사를 받도록 했다. 음성 결과가 없으면 공공장소에 갈 수 없고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었다. 봉쇄 중심의 고강도 방역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에서도 강제 검사 반대가 핵심 사항이었다.

PCR 검사 의무를 없애면 감염자가 병원에 가거나 자진해서 신고하지 않는 이상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중국은 확진자가 나온 아파트 한 동을 고위험지역으로 지정하고 봉쇄해왔기 때문에 시민들은 강제 검사에 상당한 부담을 느껴왔다.확진자와 밀접접촉자를 무조건 시설에 격리하는 정책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 차오양구 등에선 감염자에게 자가 격리를 허용하기 시작했으며 고위험지역 지정도 자제하고 있다.

시 주석은 2일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회담에서 “중국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이전 델타에 비해 훨씬 덜 치명적”이라며 “이에 따라 규제를 더 많이 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어드는 것도 위드 코로나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889명(무증상에서 확진으로 재분류된 712명 제외)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다였던 지난달 27일(3만8808명) 후 엿새째 감소세를 이어갔다.중국에선 방역 규제를 너무 빠르게 풀면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저우자퉁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질병통제센터장은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홍콩처럼 즉각 완화하면 본토 확진자가 2억3300만 명으로 늘고, 사망자도 200만 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날까지 중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5233명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