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獨 '마이너스 성장'…우크라 전쟁 지속에 高물가는 '뉴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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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전망
美·中 '기술패권 신냉전' 본격화
뭉치고, 쪼개고 '진영 전쟁' 지속

“러·우크라, 무기 내려놓을 준비 안 돼”

에드워드 카 이코노미스트 부편집장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후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은 서방은 러시아에 굴복하면 다음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을 깨달았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진하는 한 유럽의 결의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쟁 종결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은 커질 전망이다. 세계 에너지와 식량 창고이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장기간 전쟁을 벌이며 세계 경제가 휘청이고 있기 때문이다.
美 ‘약한 불황’ 겪을 것
전쟁이 계속돼 내년 세계 주요국은 경기침체에 빠질 전망이다. 미국은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고용시장이 견조해 약한 불황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이 튼튼하면 수요가 경제를 뒷받침한다.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직격탄을 맞은 유럽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코노미스트는 영국(-0.8%)과 독일(-0.9%), 프랑스(-0.3%) 등 유럽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의 GDP 증가율 전망치는 1.9%로 제시했다.美, 중·러 맞서 동맹국 늘린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 간 경쟁이 치열해지자 새로운 냉전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 간 관계 강화에 힘쓸 전망이다. 최근 국제 협력체도 늘렸다. 미국과 영국, 호주의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등이다. 안톤 라과디아 이코노미스트 외교 편집자는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동맹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기술 패권’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올해 중국을 대상으로 첨단 반도체 생산장비 등의 수출 규제에 나섰다. 이 범위는 더 확대돼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분리(디커플링)를 가속화할 전망이다.중국과 러시아도 뭉치고 있다. 이들은 경제대국의 위상을 활용해 ‘고객’을 모으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들이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 올해 이란이 가입했고, 튀르키예도 가입 의사를 밝혔다.
기후·식량 위기에 난민 속출
기후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여름 파키스탄은 대홍수로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인구의 15%인 3300만 명이 수재민이 됐다.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 기후변화로 이런 이주민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2050년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에서 총 1억4300만 명이 난민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 인구의 2.8%다. 이에 따라 기후 난민이 발생한 나라들의 ‘손실과 피해’ 보상 기금 조성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기후위기를 촉발한 선진국들이 배상금을 내라는 요구다.식량 위기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에 걸쳐 5000만 명이 굶주림 속에 2023년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