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삼성' 시동…첫 여성 사장 탄생 [종합]

삼성전자, 5일 사장단 정기 인사 실시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 유지…경영 안정 도모
이영희 사장, 비(非) 오너가 출신 첫 여성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취임 후 첫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예상대로 지난해 구축한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는 그대로 유지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을 고려한 선택이다.

인재와 기술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반영해 네트워크 사업 성장에 기여한 '기술 인재'들을 사장으로 등용했다.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도 사장으로 발탁했다.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이다. '성별과 국적에 관계 없이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이 회장의 철학을 담아낸 인사로 풀이된다.삼성전자는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7명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2명의 위촉 업무가 변경됐다고 5일 발표했다.

한종희·경계현 2인 대표이사 체제는 그대로 유지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서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 차원. 투톱 체제에서 적극적 대내외 소통과 상생경영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인사에 '인재와 기술'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담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삼성전자는 "네트워크사업 성장에 기여한 차세대 주자가 사장으로 승진했고, 사업부장에 보임됐다"고 부연했다. 반도체 핵심기술 개발을 이끈 '기술 인재'들이 대거 발탁됐다.

삼성전자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김우준 부사장이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으로,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이영희 부사장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영전했다.

DS부문에선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남석우 부사장이 사장으로, 반도체연구소장 송재혁 부사장이 DS부문 CTO 겸 반도체연구소장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DX부문에선 커뮤니케이션팀장을 맡은 백수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건설부문에선 커뮤니케이션팀장 박승희 부사장이 CR(Corporate Relations)담당 사장으로 승진, 영전했다. 삼성전자 중국전략협력실 부실장 양걸 부사장도 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사장은 DX부문 CTO 겸 삼성 리서치장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직전 삼성 리서치장을 맡았던 승현준 사장은 삼성리서치 글로벌R&D협력담당 사장으로 이동했다.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그룹 내에서 비(非) 오너가 출신의 최초 여성 사장이다./사진=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이 배출된 점도 눈길을 끈다. 사장으로 승진한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이영희 신임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비(非) 오너가 출신의 최초의 여성 사장이 됐다. 삼성그룹에서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오너 가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면 한 명도 없었다.

이 신임 사장은 로레알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갤럭시 마케팅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 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 신임 사장이 고객 중심 마케팅 혁신 등의 역량 발휘와 함께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10월 사임한 이재승 전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의 공석은 이번 인사에서 채우지 않았다.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서 후임 인사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서 경영 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미래 준비를 위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 중심의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