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밤샘 응원 카타르에 닿길"…전국서 16강전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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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께부터 광화문광장에 '붉은악마' 하나둘 모여들어
"경기보고 바로 등교해 기말고사"…식당·술집, 6일 아침까지 영업 연장
6일 오전 4시로 예정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응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경기가 이른 새벽에 열리는 데다 한파까지 기승을 부렸지만 12년 만의 월드컵 16강전을 즐기려는 '붉은악마'가 밤을 새울 각오로 경기 시작 수시간 전부터 하나둘 모여들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거리응원을 할 수 있는 곳에선 축구팬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식당과 술집에도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장소만 다를 뿐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은 하나였다.◇ "16강만으로도 너무 자랑스러워"
5일 오후 10시 20분, 브라질과 경기가 5시간도 더 남았는데도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주무대 주위를 둘러싼 펜스 인근으로 70여 명이 입장하기 위한 줄을 섰다.
수은주가 영하 3도까지 떨어져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 모자, 담요로 단단히 몸을 감쌌지만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대기 줄 앞쪽에 서 있던 설준우(19) 씨는 "앞선 세 차례의 거리응원에 모두 왔는데, 이번에는 앞쪽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어서 일찍 왔다"며 "우리나라가 16강에 올라간 거 자체가 너무 자랑스럽고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월드컵 그 자체를 즐기려고 한다"며 "선수들도 후회 없이 열심히만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평일인데다 새벽 시간에 하는 경기여서 아예 6일에 연차휴가를 쓰고 거리응원을 나온 시민도 있었다.친구 4명과 함께 왔다는 김기욱(27) 씨는 "20대로 맞는 마지막 월드컵이어서 꼭 한번 거리응원을 나오고 싶었다"며 "오늘 밤새워 응원하려고 내일 연차도 썼다"고 웃었다.
시민들은 우리 대표팀이 브라질을 상대로 최선을 다하는 멋진 승부를 보여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경기도 부천에서 왔다는 강모 씨는 "16강에 올라갔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한 거니까 더 욕심내지 않겠다"면서도 "열심히 응원하다 보면 기적이 또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대학생인 이은주(21) 씨는 "6일 기말고사가 있어 경기가 끝나면 바로 학교로 가야 하지만 브라질전이 우리 선수들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 같아 왔다"며 "부상 없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식당·술집 6일 아침까지 '영업 연장'
식당이나 술집 등에서는 영업시간을 연장하며 16강전 응원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대전의 한남대 등 지역 대학가 치킨집, 맥주 가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브라질전 응원가능' '오전 6시까지 영업 연장' 등의 게시물을 올리며 손님을 끌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브라질전 생중계 영상을 볼 수 있는 대전·세종·천안 지역 영화관은 이날 오후 8시 기준 좌석이 절반 이상 팔려 뜨거운 응원 열기를 실감케 했다.
직장인 양모(32) 씨는 "하루는 피곤하겠지만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며 "일본과 크로아티아 경기는 치킨집에서 보고 대망의 브라질전은 큰 화면으로 다 같이 모여서 응원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친구들 것까지 4장을 일찌감치 예매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의 한 호프집은 평소 자정까지였던 영업시간을 6일 오전 7시까지로 늦추고 대형 스크린으로 16강전 중계를 틀기로 했다.
업주 김상식(42) 씨는 "저번 포르투갈전 때 늦은 시간임에도 손님들이 많이 몰려 이번에도 마감 시간을 늦추기로 했다"며 "기왕이면 8강전도 야간 개업을 할 수 있도록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들 고향서도 뜨거운 응원
포르투갈전 역전 골의 주인공인 손흥민, 황희찬의 고향인 강원 춘천시 주민들은 이번 브라질전에서도 이들이 멋진 활약을 펼치길 기대하며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원대학교 정문 앞에는 손·황 듀오를 응원하는 대형 펼침막이 붙었고, 인근 술집은 내일 아침까지 영업한다는 안내와 함께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새벽까지 잔을 기울이며 경기를 기다리겠다던 한 대학생은 "지난 포르투갈전도 2대 1 승리를 예상했었다"며 "손흥민과 황희찬이 이번 경기에서도 멋진 골을 만들며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의 한 대형 극장은 2개 관 337개 좌석을 단체 응원석으로 마련했다.
이날 오후 10시까지 절반가량이 찬 상황이다.
조규성의 모교인 광주대학교에서는 16강전을 맞아 소규모 응원전 준비가 한창이다.
그동안은 단체 응원을 자제했지만, 16강전에는 총학생회가 나서 축구부원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기로 했다.
학생회는 소강당에 대형스크린과 손팻말, 현수막 등 응원 도구를 준비하고, 새벽 시간 응원에 나선 학생들을 위해 간식도 준비했다.
평상시 월요일이라면 광주 도심의 식당·술집 등은 비교적 한가하기 마련이지만, 이날만은 밤늦게까지 새벽 경기를 기다리는 손님으로 북적거렸다.
대규모 거리 응원에 참여하는 대신 집에서 응원의 마음을 보태는 경우도 많았다.
제주에서는 이번에도 대규모 거리 응원은 없고, 대신 영화관 2곳에서 경기 생중계가 진행돼 축구팬들의 단체 응원이 펼쳐진다.
일부 식당과 술집은 자정에 시작하는 일본 대 크로아티아전부터 한국팀 경기까지 함께 관람할 수 있도록 밤샘 영업을 하기도 하지만, 경기 시간대 때문인지 일찍 자고 일어나 집에서 TV로 시청하겠다는 시민이 더 많았다.
직장인 박모(35) 씨는 "일찍 자고 일어나서 새벽에 집에서 경기를 볼 생각이다.
내일 휴가도 냈다"며 "설레고 떨려서 쉽게 잠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박철홍 전지혜 김잔디 양지웅 권준우 이주형)
/연합뉴스
"경기보고 바로 등교해 기말고사"…식당·술집, 6일 아침까지 영업 연장
6일 오전 4시로 예정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응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경기가 이른 새벽에 열리는 데다 한파까지 기승을 부렸지만 12년 만의 월드컵 16강전을 즐기려는 '붉은악마'가 밤을 새울 각오로 경기 시작 수시간 전부터 하나둘 모여들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거리응원을 할 수 있는 곳에선 축구팬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식당과 술집에도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장소만 다를 뿐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은 하나였다.◇ "16강만으로도 너무 자랑스러워"
5일 오후 10시 20분, 브라질과 경기가 5시간도 더 남았는데도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주무대 주위를 둘러싼 펜스 인근으로 70여 명이 입장하기 위한 줄을 섰다.
수은주가 영하 3도까지 떨어져 두꺼운 패딩과 목도리, 모자, 담요로 단단히 몸을 감쌌지만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대기 줄 앞쪽에 서 있던 설준우(19) 씨는 "앞선 세 차례의 거리응원에 모두 왔는데, 이번에는 앞쪽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어서 일찍 왔다"며 "우리나라가 16강에 올라간 거 자체가 너무 자랑스럽고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월드컵 그 자체를 즐기려고 한다"며 "선수들도 후회 없이 열심히만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평일인데다 새벽 시간에 하는 경기여서 아예 6일에 연차휴가를 쓰고 거리응원을 나온 시민도 있었다.친구 4명과 함께 왔다는 김기욱(27) 씨는 "20대로 맞는 마지막 월드컵이어서 꼭 한번 거리응원을 나오고 싶었다"며 "오늘 밤새워 응원하려고 내일 연차도 썼다"고 웃었다.
시민들은 우리 대표팀이 브라질을 상대로 최선을 다하는 멋진 승부를 보여주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경기도 부천에서 왔다는 강모 씨는 "16강에 올라갔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한 거니까 더 욕심내지 않겠다"면서도 "열심히 응원하다 보면 기적이 또 일어나지 않겠느냐"고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대학생인 이은주(21) 씨는 "6일 기말고사가 있어 경기가 끝나면 바로 학교로 가야 하지만 브라질전이 우리 선수들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 같아 왔다"며 "부상 없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식당·술집 6일 아침까지 '영업 연장'
식당이나 술집 등에서는 영업시간을 연장하며 16강전 응원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대전의 한남대 등 지역 대학가 치킨집, 맥주 가게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브라질전 응원가능' '오전 6시까지 영업 연장' 등의 게시물을 올리며 손님을 끌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브라질전 생중계 영상을 볼 수 있는 대전·세종·천안 지역 영화관은 이날 오후 8시 기준 좌석이 절반 이상 팔려 뜨거운 응원 열기를 실감케 했다.
직장인 양모(32) 씨는 "하루는 피곤하겠지만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며 "일본과 크로아티아 경기는 치킨집에서 보고 대망의 브라질전은 큰 화면으로 다 같이 모여서 응원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친구들 것까지 4장을 일찌감치 예매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의 한 호프집은 평소 자정까지였던 영업시간을 6일 오전 7시까지로 늦추고 대형 스크린으로 16강전 중계를 틀기로 했다.
업주 김상식(42) 씨는 "저번 포르투갈전 때 늦은 시간임에도 손님들이 많이 몰려 이번에도 마감 시간을 늦추기로 했다"며 "기왕이면 8강전도 야간 개업을 할 수 있도록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들 고향서도 뜨거운 응원
포르투갈전 역전 골의 주인공인 손흥민, 황희찬의 고향인 강원 춘천시 주민들은 이번 브라질전에서도 이들이 멋진 활약을 펼치길 기대하며 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원대학교 정문 앞에는 손·황 듀오를 응원하는 대형 펼침막이 붙었고, 인근 술집은 내일 아침까지 영업한다는 안내와 함께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새벽까지 잔을 기울이며 경기를 기다리겠다던 한 대학생은 "지난 포르투갈전도 2대 1 승리를 예상했었다"며 "손흥민과 황희찬이 이번 경기에서도 멋진 골을 만들며 승리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의 한 대형 극장은 2개 관 337개 좌석을 단체 응원석으로 마련했다.
이날 오후 10시까지 절반가량이 찬 상황이다.
조규성의 모교인 광주대학교에서는 16강전을 맞아 소규모 응원전 준비가 한창이다.
그동안은 단체 응원을 자제했지만, 16강전에는 총학생회가 나서 축구부원들과 함께 응원전을 펼치기로 했다.
학생회는 소강당에 대형스크린과 손팻말, 현수막 등 응원 도구를 준비하고, 새벽 시간 응원에 나선 학생들을 위해 간식도 준비했다.
평상시 월요일이라면 광주 도심의 식당·술집 등은 비교적 한가하기 마련이지만, 이날만은 밤늦게까지 새벽 경기를 기다리는 손님으로 북적거렸다.
대규모 거리 응원에 참여하는 대신 집에서 응원의 마음을 보태는 경우도 많았다.
제주에서는 이번에도 대규모 거리 응원은 없고, 대신 영화관 2곳에서 경기 생중계가 진행돼 축구팬들의 단체 응원이 펼쳐진다.
일부 식당과 술집은 자정에 시작하는 일본 대 크로아티아전부터 한국팀 경기까지 함께 관람할 수 있도록 밤샘 영업을 하기도 하지만, 경기 시간대 때문인지 일찍 자고 일어나 집에서 TV로 시청하겠다는 시민이 더 많았다.
직장인 박모(35) 씨는 "일찍 자고 일어나서 새벽에 집에서 경기를 볼 생각이다.
내일 휴가도 냈다"며 "설레고 떨려서 쉽게 잠들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박철홍 전지혜 김잔디 양지웅 권준우 이주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