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년 보장 vs 일단 아시안컵까지…벤투와 결별 배경은 '계약기간'

2018년 8월 부임 벤투, 계약 기간 이견으로 한국축구와 4년여 동행 끝
12년 만에 한국 축구를 월드컵 16강으로 이끌고도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국가대표팀 감독이 더는 동행을 이어가지 않기로 한 데는 '계약 기간'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벤투 감독은 6일(한국시간) 브라질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1-4로 패해 대회를 마무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표팀 감독직 재계약을 안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 내 결정을 말했다"면서 "결정은 이미 지난 9월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인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4년 넘게 팀을 이끌어오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그리고 강호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과 속한 카타르 월드컵 H조에서 1승 1무 1패, 조 2위를 차지해 16강까지 이끌었다.

비록 세계최강 브라질에 완패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까지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대표팀의 선전에 벤투 감독의 재계약을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벤투 감독의 계약기간은 카타르 월드컵까지였다.그러나 벤투 감독은 이미 이번 월드컵 전에 한국 축구와 결별을 굳힌 터였다.
이날 벤투 감독이 밝힌 바로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끝난 뒤 재계약을 제의했고, 벤투 감독은 지난 9월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계약기간에서 양측의 입장차가 컸다.벤투 감독은 4년 뒤 북중미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년 월드컵까지 계약기간을 보장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협회는 카타르 월드컵에서의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단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만 재계약한 뒤 성적에 따라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벤투 감독에게 제시했다.

카타르가 개최권을 가져간 2023 아시안컵은 내년 6월 열려야 하나 2024년 1월로 연기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결국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벤투 감독도 이때 마음의 정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의 계약이 끝나면서 이제 대한축구협회는 새로 국가대표팀을 이끌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벤투 감독의 의사는 이미 확인했던 만큼 대표팀의 월드컵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새 감독 선임 작업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