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연임 무산

농협중앙회가 친정부 관료 출신 낙점
회장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유력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농협금융지주의 손병환 회장(사진·60)의 연임이 좌절됐다.

차기 농협금융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63)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5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인사로 관심이 쏠렸던 농협금융 회장에 관료 출신이 사실상 낙점됨에 따라 향후 민간 금융사 인사에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이 한층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이사회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 중인 가운데 손 회장의 연임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다. 농협금융이 지난해(2조2919억원)와 올해 상반기(1조3505억원) 연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정도로 실적 개선에 성공한 데다 역대 회장 중에 2년 임기 후 1년 연임한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금융 당국도 손 회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손 회장 대신 관료 출신인 이 전 실장을 낙점하면서 상황이 뒤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선 농협중앙회가 정권 교체 이후 정부와의 소통 강화 차원에서 관료 출신 인사를 영입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차기 농협금융 회장으로 유력한 이 전 실장은 행시 2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때도 기획재정부 2차관, 국무조정실장(장관급)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첫 영입 인사로 합류했다. 윤 정부 출범 이후 경제부총리와 산업은행 회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